21대 대선을 앞두고 각 당 대선 후보들이 인공지능(AI) 관련 공약을 경쟁하듯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1호 공약’으로 “AI 투자 100조 원 시대를 열고 ‘AI 세계 3대 강국’으로 우뚝 서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AI 유니콘 기업 지원을 위해 100조 원 규모의 펀드 조성과 함께 AI 정책 보좌관 신설을 약속했다. 한덕수 무소속 후보는 1호 공약으로 부총리급 ‘AI혁신전략부’ 신설을 제시했다.
오늘날 국가경쟁력은 기술에 의해서 좌우된다. 이에 정부와 기업은 초격차, 초혁신의 기술 개발 활동을 적극 추진해 지속적인 시장 선도자·개척자·선점자의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그간 한국의 수출과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던 반도체, 자동차 등이 후발국에 추월당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은 무서운 기세로 우위에 있던 우리 기술들을 앞지르기 시작함으로써 강력한 경쟁국으로 등장했다.
AI 발달과 함께 선진국에선 기술 내셔널리즘이 대두되며 기술 전쟁이 더 심화되고 있다. 그만큼 차기 대통령은 ‘기술 대통령’으로 기술 개발을 우리의 살길이자 21세기 환태평양 시대에 한국의 역할을 키울 수단임을 인지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기술의 개발 및 정착을 위해 범정부적으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실패해 저성장의 덫에 갇히지 않도록 과감한 기술투자로 취약한 산업기술 기반을 확충하고 고급 기술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차기 대통령은 기술을 통한 환경의 보전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는 ‘환경 대통령’이 돼야 한다. 현재 전 세계에 환경과 에너지도 무기화하는 새로운 경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차기 대통령은 성장과 발전, 환경 보전이라는 양면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여기서 지속적인 국가 발전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기술 개발과 환경 보전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경제 전략을 위해 기술·환경 융합형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동아일보는 독자투고를 받고 있습니다. 각 분야 현안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이름, 소속,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 연락처와 함께 e메일(opinion@donga.com)이나 팩스(02-2020-1299)로 보내주십시오. 원고가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합니다.
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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