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300만원만 빌렸는데 주차비와 출장비까지 내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6개월 만에 갚아야 할 돈이 500만원 가까이 됐습니다.”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급전이 필요해 자신의 차량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가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었다. 대부업자는 약정 이자 외에도 주차비, 출장비, 수수료 등을 요구했고, 연체가 시작되자 “할부금융사에 알려 형사 고소를 당하게 하겠다”며 압박했다. A씨는 나중에야 자신이 이용한 상품이 사실상 연 200%가 넘는 초고금리 불법사금융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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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금융감독원 |
최근 차량을 담보로 잡고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하는 이자를 받는 변종 불법사금융이 확산되면서 금융당국이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25일 ‘불법 차량담보대출 실태 및 소비자 유의사항’을 발표하고 최근 차량담보대출을 가장한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신고는 올해 1월 1건에서 5월과 6월 각각 4건으로 늘어나는 등 상반기에만 총 12건이 접수됐다.
이들 업체는 채무자의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직접 인도받아 담보를 확보한 뒤 각종 명목의 비용을 추가로 요구하는 방식으로 고금리를 수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불법 차량담보대출의 실제 대출 규모는 250만~3000만원 수준이었으며, 출장비·주차비·수수료 등을 모두 포함해 환산한 실질 금리는 연 27~229%에 달했다.
특히 일부 업체는 할부 차량이나 리스 차량도 담보대출이 가능하다고 홍보하며 소비자를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리스 차량은 리스회사의 소유이며, 할부 차량도 저당권자의 동의 없이 담보로 제공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추심 과정에서 불법 행위도 확인됐다. 일부 대부업자는 채무자에게 “할부금융사나 리스회사에 알려 고소당하게 하겠다”며 협박하거나 공포심을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담보로 맡긴 차량을 채무자 동의 없이 운행해 과태료와 통행료 부담을 떠넘긴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이 같은 상품이 외형상 일반 차량담보대출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고금리 불법사금융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현행 대부업법상 대부업자가 요구하는 주차비, 출장비, 수수료 등은 명칭과 관계없이 모두 이자로 간주된다. 등록 대부업자라도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를 받을 수 없으며, 연 6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원금과 이자 약정 자체가 무효가 된다.
피해자 연령대는 30대가 6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2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5명), 서울(3명), 인천(1명) 등 수도권이 대부분이었으나 대구·광주·경남 등 지방에서도 피해가 확인됐다.
금감원은 변종 불법사금융이 의심될 경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이나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차비나 출장비 등 명목이 무엇이든 대출과 관련해 요구한 비용은 모두 이자에 해당한다”며 “차량을 직접 인도받는 방식의 담보대출은 불법사금융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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