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체크포인트는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구조와 자금 흐름을 점검해 신용등급 위험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뿐 아니라 현금흐름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주목해 기업의 단·중기 재무 안정성을 살펴봅니다. 회사채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입체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핵심 재무 지표와 잠재 리스크 요인을 짚어봅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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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C 본사 전경.(사진=KCC) |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KCC(002380)가 다시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통화정책이 비교적 안정적이던 연초에는 모집액의 5배가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번에도 그 흥행 열기를 이어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다만 본업의 수익성 지표가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다 회사채 투자 심리까지 얼어붙은 상황이라 연초와 같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용도 변화 없지만 불확실성 확대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C는 오는 23일 총 2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번 회사채는 2년물 800억원, 3년물 1200억원으로 구성됐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모집액은 최대 4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KCC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시장에서는 KCC의 수익성 둔화가 이번 자금 조달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CC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6263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993억원 대비 1.7%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881억원에 그쳐 같은 기간 1034억원 대비 14.8%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장 큰 낙폭을 보인 곳은 실리콘 부문이다. 1분기 실리콘 부문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전년 동기 206억원 대비 87.6% 급감했다. 도료 부문 영업이익도 458억원으로 18.1% 줄었다. 반면 건자재 부문만 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237억원 대비 14% 늘었다.
이 여파로 현금흐름 역시 둔화세가 뚜렷하다. KCC의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51억원으로 전년 동기 1091억원 대비 21.9% 줄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자본적지출을 차감한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98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FCF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각종 투자 비용을 빼고 순수하게 손에 쥔 현금을 의미한다. 이 지표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것은 기업이 본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보다 시설 투자 등으로 지출한 현금이 더 많다는 뜻으로, 부족한 자금을 외부 차입에 의존해야 해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차입 부담 점진적 확대
현금창출력이 둔화하는 사이 차입금은 불어났다. 올 1분기 말 총차입금은 5조4374억원으로 전년 말 5조107억원 대비 8.5% 늘었다. 유동성 사채와 단기차입금이 일제히 증가한 결과다.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3조9680억원으로 같은 기간 3조8171억원 대비 4% 증가했다. 이에 다른 차입금의존도는 30.9%로 전년 말 29.8% 대비 1.1%포인트(p) 상승했다. 신용평가사들이 적정 수준으로 판단하는 30%를 넘어선 수치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금리 인상과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으로 회사채 투심이 크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회사채(공모·사모 합산) 발행액은 46조6594억원으로 전년 동기(56조 4950억원) 대비 17.4% 감소했다.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차감한 순발행액은 마이너스(-) 4조9287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새로 조달한 자금보다 상환한 규모가 더 컸다는 의미다.
양다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건자재와 도료 부문이 과점적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양호한 이익을 내고 있지만, 실리콘 부문은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둔화로 실적이 저하됐다"며 "글로벌 경기 및 수급 여건에 따른 실리콘 업황 추이와 주요 전방산업 수요 변화, 실리콘메탈 등 원재료 가격 추이가 향후 신용도의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KCC는 앞서 지난 1월 26일에도 2000억원 모집을 목표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500억원, 1500억원을 각각 모집하는 2년물과 3년물에 4200억원, 675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총 주문액은 1조950억원으로 모집액의 5배를 웃돌았다. 가산금리는 개별민평 대비 2년물 -2bp, 3년물 -3bp에서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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