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 파도, 쓰레기 섬… 캔버스 속 ‘두 개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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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구 개인전… 회화 40점 선봬

강홍구 개인전 ‘두 개의 바다’ 전시 모습. 공간풀숲 제공

강홍구 개인전 ‘두 개의 바다’ 전시 모습. 공간풀숲 제공
25m 길이 캔버스 천에 그려진 전남 신안 바다.

파도가 일렁이는 해변을 묘사한 듯한 작품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쓰레기로 점령된 해안가의 현실이 보인다. 비닐, 페트병, 폐그물, 부표가 뒤섞인 풍경. 바다는 더 이상 낭만적 기억이 아닌 지구적 위기의 현장임이 드러난다.

강홍구 작가의 개인전 ‘두 개의 바다’가 서울 종로구 전시 공간 공간풀숲에서 최근 개막했다. 전시는 바다 생태를 주제로 20여 년간 작품 활동을 이어온 강 작가의 회화 40점을 선보인다.

특히 전시장에선 작가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바다와 다시 마주한 현실 속 바다가 나란히 교차한다. 바다와 하늘을 웅장하게 담아낸 풍경 연작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닷가의 생명체와 해양 쓰레기가 한 화면에 등장하는 작품들은 오늘날 바다 생태계를 담았다. 강 작가는 이번 전시의 중심 작품인 ‘25미터 신안 바다’에 대해 “해변이 거대한 쓰레기처리장처럼 보일 때가 있다”며 “폐어망과 플라스틱을 비롯해 세계 바다를 뒤덮은 해양 쓰레기 문제를 환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신안 어의도 출신인 강 작가는 2005년부터 고향과 바다를 오가며 작업을 해왔다. 최근에도 ‘신안바다: 뻘, 모래, 바람’, ‘무인도와 유인도―신안바다 II’ 등의 전시를 통해 신안 프로젝트를 선보여 왔다.

전시 공간인 공간풀숲은 환경·안전·보건 분야의 인재 양성과 문제 해결을 위해 2018년 설립된 비영리재단 ‘숲과나눔’이 운영한다. 숲과나눔이 만든 환경 분야 온라인 기록 시스템인 ‘환경아카이브풀숲’을 중심으로 환경 단체의 활동과 예술의 결합을 실험하고 있다. 7월 개관전으로 시민환경운동사를 담은 사진과 기록을 모은 ‘기록과 기억―함께사는길 30년’ 전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10월 18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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