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박물관 ‘대성동 고분군’ 특별전
원통 모양 청동기-순장 인골 등
30년간 발굴 1000여점 유물 전시
1∼6세기 한반도 남부에서 철기 문화를 꽃피웠던 가야를 가리키는 별칭이다. 가야는 뛰어난 제철 기술을 무기로 백제나 신라와 맞서면서, 당시 철기 생산 능력이 없던 일본과는 바닷길로 활발히 교류했다. 그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가야 유물 1000여 점이 관람객을 만난다.
경남 국립김해박물관은 23일부터 특별전 ‘시간의 공존: 김해 대성동 고분군’을 열고 출토품들을 선보인다. 김해박물관과 수로왕릉 사이에 걸쳐 있는 대성동 고분군은 삼한시대 구야국에서 금관가야 시기에 이르는 지배계층의 무덤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이번 특별전은 1990년대부터 30여 년간 이곳에서 발굴된 철기류와 장신구, 순장 유물 등을 망라했다.
특히 권력자의 상징물이자 4세기 일본과 교류한 흔적인 ‘원통 모양 청동기 및 철기’ 70여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유물은 원통에 구슬이나 금속 막대를 넣어 손잡이에 끼운 뒤 소리를 내는 용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권위를 상징하는 ‘붉은 칠’이 남아 있는 유일한 유물(리움미술관 소장)이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이춘선 김해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 유물은 일본과 비교해도 대성동 고분군에서 훨씬 많은 양이 출토돼 제작의 원류가 가야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이 학예연구사는 “물고기 뼈나 동물 뼈에 비해 무덤에서 잘 나오지 않았던 과실류와 곡물류가 최근 동식물고고학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며 “복숭아는 야생종이 아닌 재배종으로 확인돼 당대 식생활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했다.
지배자의 권위를 보여주는 화려한 장신구들도 눈을 즐겁게 한다. 색색의 유리구슬 2386점을 알알이 꿰어 만든 78호분 출토 목걸이(보물), ‘가야 왕의 무덤’인 29호분 출토 금동관 등을 전시에서 볼 수 있다. 내년 2월 22일까지.김해=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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