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할머니가 남긴 검은 봉지 안에는?…“깊은 울림 받았다”

서울역 인근 쪽방촌에 거주하는 한 할머니가 무료 급식소에 아껴뒀던 컵라면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2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홀로 살아온 할머니 김모 씨는 10여년 전 서울역 인근 쪽방촌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창문도 없는 한 평 남짓한 공간 속 할머니의 세간살이는 전기장판 하나와 이불이 전부였다고.

할머니는 매일 아침 작은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웠다고 한다. 제대로 끼니를 때우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고 조리할 공간조차 없는 쪽방촌의 현실 때문이었다.

그렇게 할머니의 식사는 컵라면 아니면 빵이 전부였다고.

김 할머니의 생활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건 지난 7월 서울역 인근에 이랜드복지재단이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열면서다.

봉사자들 편안하게 자리에 앉아 식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마웠다는 할머니는 어느 날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급식소에 나타났다.

봉지 안에는 그동안 쪽방촌을 지원하는 단체들이 나눠준 다양한 브랜드의 컵라면들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먹으려고 아껴뒀던 것들을 무료 급식소에 가져온 것이었다.

할머니는 “이제 여기서 따뜻한 밥이랑 국을 먹으니까 나는 필요 없다”며 “내가 배고파봐서 알아. 진짜 필요한 사람한테 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할머니의 모습에 봉사자들은 깊은 울림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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