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년 받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대법원서 파기환송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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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재판에 불출석한 상태에서 유죄가 선고됐다면, 재심 청구 대상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지난 5월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해 유죄 판결을 내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다.

A씨는 2021년 2월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현금 수거책 업무를 맡은 혐의를 받는다. 조직원 B씨가 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해 기존 대출금 상환을 유도하며 피해자에게 “우리 채권 회수 직원한테 돈을 전하면 된다”고 했고, A씨는 해당 금융사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로부터 현금 710만원을 교부받았다.

1심은 “피고인이 담당한 역할은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경제적 이익을 현실화시키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소송촉진법 특례규정에 따라 A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로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엔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측의 항소로 진행된 항소심에선 1심 판결을 파기했다. 1심의 공시송달 결정은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로부터 6개월이 경과 하기 전에 이뤄져 위법하다는 취지였다. 이에 2심 재판부는 원심 판단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다시 판결하는 쪽을 선택한 뒤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를 재차 파기환송했다.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에 출석하지 못한 채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피고인은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에 1심 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은 이 법리가 항소심에도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 사건엔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상고 이유에 해당한다”며 “원심은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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