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아니라 도시를 짓는다”… 성수1구역 홍보관 현장 가보니

3 hours ago 2

홍보관 내 전시된 단지 모형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홍보관 내 전시된 단지 모형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외관은 평범해 보이는 개인 카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달라진다. 주황빛 조명이 감도는 공간에 뾰족한 지붕 형태의 높은 층고, 안쪽으로 깊게 이어지는 구조는 조형물을 전시하는 갤러리 분위기가 났다.

이곳은 GS건설이 마련한 성수전략1구역 홍보관이다. 사업 규모만 2조1540억 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지하 4층~지상 69층, 약 3014가구로 조성된다. GS건설은 이 사업지에 프랑스어로 ‘강(Rivière)’과 ‘특별함(Unique)’을 합친 하이엔드 브랜드 ‘리베니크 자이(RIVENIQUE Xi)’를 제안했다. 이름처럼 한강을 단지의 정체성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카페와 뒤편 팝업스토어 부지를 통째로 임차해 전시 동선으로 연결했고 홍보관 조성 비용만 40억 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총회 이후 5월경에는 브랜드 팝업 전시관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홍보관 내 전시된 단지 모형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홍보관 내 전시된 단지 모형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입구에는 그리드파사드 조형물이 있다. 그리드파사드는 일정한 격자 패턴으로 구성하는 디자인 개념으로, 이 단지 설계를 형상화한 설치물이다. 건물 외관의 리듬과 배치 원리를 압축해 보여준다. 조형물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한강을 따라 형성된 스카이라인을 구현한 대형 디오라마가 이어진다. 건물의 외형보다 도시의 흐름과 배치가 먼저 읽히도록 조성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서울의 미래 경관을 완성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세계적 설계진이 택한 방향은 ‘절제’이번 프로젝트 설계 총괄은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가 맡았다. 아모레퍼시픽 본사로 국내에 이름이 알려진 그가 주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구조 설계는 글로벌 엔지니어링사 에이럽(Arup)이 담당하고, 파르나스 호텔은 게스트하우스와 일부 커뮤니티 운영을 맡는다.

리베니크 자이 커뮤니티시설에 계획된 스카이라운지 조감도. 최고 69층 타워 상부에 위치해 한강과 서울 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GS건설

리베니크 자이 커뮤니티시설에 계획된 스카이라운지 조감도. 최고 69층 타워 상부에 위치해 한강과 서울 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GS건설

관계자는 “월드클래스 팀이 모였지만 제시한 방향은 의외로 심플하다”면서 “눈에 띄는 조형보다 도시 안에서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균형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조형보다는 절제, 수직 리듬을 강조한 이른바 ‘타임리스 디자인’으로 100년을 바라본 건축물로 설계됐다는 설명이다.한강변 20층 고도제한 구간에는 15층 규모의 낮은 건물을 흐르듯 배치하고, 중앙에는 최고 64층 타워를 세워 전체 스카이라인을 완성했다. 공공보행통로 역시 지하로 배치하고 주거 공간은 상부로 올린 구조로 설계했다. 공공성과 주거 환경을 분리하면서 인허가 리스크까지 함께 고려한 방식이다.조망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덮개공원과 단지 높이를 맞추는 과정에서 단지를 10m가량 높여 지었고, 필로티 부분까지 더해 약 24m 지대에서 올려 짓는 구조가 됐다. 덕분에 3층부터 한강이 보이도록 했고, GS건설 측은 1349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가구 수인 1250가구를 웃도는 수치로, 사실상 전 조합원 세대가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는 셈이다. 단지 바로 앞에는 덮개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라 녹지와 한강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홍보관 내 전시된 단지 모형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홍보관 내 전시된 단지 모형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홍보관 안쪽에는 135㎡ 유니트 일부를 실제로 꾸며놓은 조망 체험존이 있다. 바닥재, 조명, 아일랜드 식탁과 가전 일부까지 구현했다. 조명은 기상·취침·휴식·명상 등 5가지 무드로 자동 전환되는 디지털 시스템이 적용됐다고 한다. 창호는 LX하우시스의 하이엔드 라인 페네스트로 높이 2.9m에 천장부터 바닥까지 프레임을 최소화한 3면 개방 파노라마 구조다. 이 창호를 통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이 올라갈수록 한강이 열리는 느낌을 그대로 재현해, 층별·시간대별 조망 차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조합원 부부는 이 앞에서 한참을 머물며 층별 차이를 하나씩 짚어보기도 했다. 이들은 수차례 홍보관을 방문하면서 세부적인 층수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135㎡ 유니트에서 한강 조망을 경험할 수 있다. 창호 밖 디스플레이를 통해 층수에 따라 바뀌는 한강의 모습을 재현했다. GS건설

135㎡ 유니트에서 한강 조망을 경험할 수 있다. 창호 밖 디스플레이를 통해 층수에 따라 바뀌는 한강의 모습을 재현했다. GS건설

단지 1층 워터프론트에 들어설 100m 길이의 인피니티풀 조감도. GS건설 제공.

단지 1층 워터프론트에 들어설 100m 길이의 인피니티풀 조감도. GS건설 제공.

“한강이 보이는 집에서, 한강과 함께 사는 단지로”

커뮤니티는 지하 2층부터 지상 1층까지 이어지는 ‘마리나 커뮤니티’로 계획됐다. 개인사우나부터 수영장, 100m 인피니티 풀이 들어설 예정이며 전체 규모는 약 4만 평, 세대당 5.53평 수준이다.

주차는 세대당 약 3대 수준으로 계획됐고 2.6m 확장형 주차공간을 적용해 대형 차량도 불편함 없이 쓸 수 있도록 했다. 엘리베이터는 4세대가 6대의 승강기를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탑승 전 행선층을 미리 입력하면 같은 방향의 이용자를 묶어 배차하는 목적지 예약 방식으로, 대기 시간을 줄이고 혼잡을 분산하는 구조다.

성수1구역은 조합 설립 이후 두 차례 시공사 입찰이 유찰되며 현재 GS건설과 수의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강변 고도제한, 덮개공원 연계, 초고층 설계 등 까다로운 조건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25일로 예정돼 있다. 조합 내부에서도 속도와 조건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지금은 경쟁보다 판단에 가까운 단계로 넘어온 분위기다.

한 조합원은 “예전에는 어느 건설사가 들어오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상품과 이 설계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사업의 속도, 금융 조건들을 따져보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한강을 어떻게 보게 하느냐보다 실제로 어떻게 누리면서 살게 될지를 고민한 느낌”이라면서 “중층부가 좋을지 고층부가 좋을지 동호수를 고민하고 있고, 또 자재 옵션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2031년 준공이 현실화되면 이 일대 가치는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3.3㎡당 3억 원 수준까지도 본다”고 말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