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전국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통계를 둘러싼 폐지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범여권과 시민단체,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간 통계가 시장 현실보다 호가를 더 많이 반영해 오히려 집값 불안을 키운다”며 폐지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1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주간 집값 통계 공표’ 논란은 과거 정부에서도 나왔던 해묵은 쟁점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후반부터 거래량 감소와 함께 통계 신뢰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됐고, 윤석열 정부에서도 국토교통부가 연구용역을 통해 주간 통계의 공표 방식과 활용 체계 전반을 재검토했다.
이번 이재명 정부에서도 같은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주간 통계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월세 시장 불안,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책 토론회에서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뿐 아니라 부동산 통계 체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의원들과 한국도시연구소, 참여연대 등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발제를 맡은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이재명 정부는 실거래를 기반으로 시장을 판단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부정확한 부동산원 주간동향 조사를 폐지하고 주택건설 실적, 공급 통계, 임대주택 통계 등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상명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부동산원의 주간동향은 정확한 통계를 산출하기 어려운 단기조사로 근본적으로 시장동향을 보여주기 어렵다”며 “시장동향은 월단위 분석이 적정한 주기라고 생각되고, 주간동향을 기준으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 주간 주택가격 통계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시기에는 실제 계약보다 일부 호가나 인근 시세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거래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과거 거래 사례와 인근 단지 시세 등을 종합해 가격 변동을 산정하기 때문에 ‘실거래지수’라기보다 ‘시세지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시장 불안 심리를 자극한다는 점도 문제다. 상승기에는 추격 매수를, 하락기에는 매도 심리를 키워 단기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주택 정책의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으며 일반 시민의 아파트 거래 역시 매주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주간 통계 발표는 시장에 불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장 불안을 키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주간 통계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도시연구소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국가 공식 통계로 조사가격 기반 주간 주택가격지수를 발표하는 사례는 사실상 한국뿐이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등은 대부분 실거래를 토대로 월간 또는 분기 단위 통계를 활용한다.
토론회에서는 주택시장 자체도 단일 지표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한국도시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전국과 서울의 매매가격은 상승했지만 전세시장은 지역과 주택 유형에 따라 다른 흐름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전세는 반등한 반면 전국 평균 전세가격은 소폭 하락했고, 월세는 전국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매매·전세·월세 가격과 거래량을 함께 분석해야 시장을 제대로 읽을 수 있으며 일부 호가나 단기 통계만으로 정책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이헌욱 한국부동산원 원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내외부적으로 통계의 유의미성에 대한 많은 문제 제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세계적으로 국가 공식 통계로 아파트값 주간 동향을 발표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주관부처도 주간 통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한 바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 조사) 통계가 가진 문제점을 줄일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