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스님 “대한민국은 ‘삼계화택’의 상황…폭력 용납 안돼”

1 day ago 2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신년 기자회견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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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은 ‘삼계화택(三界火宅)’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용납돼선 안 됩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는 씨앗이 될 수 있기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단호한 법적 조치가 불가피합니다.”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신년 기자회견은 여느 때와 분위기가 달랐다. 진우 스님은 “새해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은 정치적 위기와 민주주의의 위기,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삼계화택(三界火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법화경에 나오는 구절인 삼계화택은 번뇌가 그치지 않는 중생의 세계가 마치 불타는 집 속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해야만 한다”며 “사회적 갈등과 고통의 현장에 한국불교가 서 있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해야만 한다”며 “사회적 갈등과 고통의 현장에 한국불교가 서 있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진우 스님은 특히 19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폭력 사태에 대해서 이례적으로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사람이 일차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이 양심(良心)이며, 누구든 주장을 펴고 싶으면 양심에 따라 표현해야 한다”며 “양심보다 욕심이 과해지면 욕심이 양심을 덮고 과격한 언행이나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잘못된 생각이나 말, 행동은 결국 업보를 받기 마련입니다. 당장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그 잘못을 다 벌 받게 됩니다. 모두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했으면 합니다.”

다만 진우 스님은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은 온다”며 “고통을 이겨내야 성취가 오고, 혼란을 이겨내야 평화가 온다”고도 설파했다. “지난 겨울, 상처받은 모든 국민의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도록 한국불교가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조계종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올해부터 해마다 10억 원 이상의 활동 기금을 조성해 사회적 자비를 실천하는 자원봉사자를 육성하고 활동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국민 정신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도록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중앙선명상센터 건립을 추진해 선명상을 보급하고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 시행할 방침이다. 바닥에 코가 닿을 듯 쓰려져 있는 경주 남산 마애불을 일으켜 세우는 ‘입불(入佛)’을 위해서 5월 중에 모의실험을 실시하고 하반기에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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