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3월 유럽서 벤츠 회장 만나
삼성SDI 10조 계약 물꼬 터
獨서 추가물량도 수주 박차
삼성SDI가 글로벌 고급차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를 대상으로 처음 전기차 배터리 공급 물량을 따낸 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의 현장 세일즈 전략이 단단히 한몫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충격이 커지자 이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직접 가동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 사업을 직접 챙기며 경영 보폭을 더 넓히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달 중순 최주선 삼성SDI 사장과 유럽 출장을 다녀오면서 이번 벤츠 배터리 공급 계약에 직접 물꼬를 튼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은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과 회동하며 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등 모빌리티 기술 협력 강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이를 발 빠르게 수익으로 연결하기 위해 영업 활동을 진두지휘하며 실제 대규모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다른 완성차 업체로 추가 수주 물량이 확대될 공산도 크다. 지난달 이 회장은 벤츠는 물론이고 BMW, 폭스바겐을 비롯한 기존 고객사도 두루 만나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추가 공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기존 완성차 업체와 맺었던 배터리 동맹을 공고히 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SDI는 2009년 BMW와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혈맹을 맺었는데, 여기에 더해 신규 완성차 업체와 제품 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 국면만 극복하면 휴머노이드 로봇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 분야 성장 전망이 밝다"면서 "당장 급한 전기차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재계 총수들이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며 직접 뛰는 일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인도를 방문해 아시아 최고 부호인 무케시 암바니 회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및 ESS 사업 협력을 모색하기도 했다. 향후 인도에서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ESS 배터리 공급 등 미래 신사업 먹거리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30년 2026GWh로 지난해 대비 89% 늘어나는 반면 ESS 배터리는 같은 기간 288GWh에서 745GWh로 159% 더 빠르게 확장될 전망이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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