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업무를 덜어내 내부통제에 쓰겠다."
2일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사진)가 첫 일성으로 '내부통제'를 강조했다. 직원 횡령 사고와 전임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 대출 등으로 얼룩진 조직을 바로잡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정 후보는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인 정 후보는 지난주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추천위원회(자추위)에서 차기 은행장으로 내정됐다.
그는 "이론적으로는 우리은행도 우수한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다만 물리적인 요소와 내부통제 이론을 좀 더 잘 맞춰서 직원들이 내부통제를 더 우선시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관영업부, 중소기업전략부, 본점영업부 등을 거친 정통 기업영업 전문가인 만큼 '기업금융 명가 재건'에도 집중한다. 정 후보는 "우리은행은 조선 상인을 위해 설립된 은행(대한천일은행)이 모태"라며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는 수출과 수입 기업, 그리고 지금 힘들어하는 개인사업자들을 강력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옛 상업·한일은행 출신 간 계파 갈등에 대해 "제가 입행한 지 2년 반 만에 합병이 이뤄졌다"며 합병 전 세대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어느 은행 사람인지 관계없이) 일 잘하는 사람을 쓰자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후보는 조직 개편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그는 "조직이 비대하고 임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다"며 "우리 중심이 아니라 고객 중심으로 조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본부장을 발탁하고 임원 회의에도 참여시키겠다"며 "직원들에게 은행업의 본질을 교육하겠다"고 부연했다.
[박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