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사내 급식 계열사 부당 지원 여부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벌인 법적 분쟁에서 완승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윤강열)는 23일 삼성웰스토리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5개 회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처분 불복 소송에서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공정위가 2021년 6월 이들 기업에 총 2349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 처분을 내린 지 4년10개월 만이다. 공정위 처분 불복 소송은 2심제(서울고등법원·대법원)로 이뤄진다.
공정위는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가 2013~2019년 수의계약을 통해 사내 급식 일감을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주는 방식으로 시장 경쟁 질서를 해쳤다고 판단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삼성웰스토리와 삼성물산을 거쳐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부당 지원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 등 총수 일가는 삼성물산 대주주이고, 삼성물산은 삼성웰스토리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공정위는 옛 삼성 미래전략실이 주도해 이 같은 거래 구조를 짰다고 봤다.
재판부는 “급식 거래가 삼성웰스토리에 과다한 경제 이익을 제공했거나 공정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큰 부당 지원 행위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민간 기업인 삼성이 급식 부문을 경쟁 입찰에 부쳐야 할 법적 의무가 없고, 계열사 거래 이후 삼성웰스토리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지도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공정위의 ‘미전실 지시’ 관련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법, 공정위 처분 하나하나 반박…최 前 실장 공판 '유리한 고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씌운 ‘직원 밥값 빼먹기’ 프레임이 법원에서 난타당했다. 이번 행정소송 판결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형사재판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윤강열)는 23일 공정위가 삼성웰스토리 삼성전자 등 5개 회사에 부과한 과징금 2349억원 처분의 근거를 나열하며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일일이 제시했다. 공정위는 삼성물산(옛 삼성에버랜드)의 사업부문 중 안정적 수익을 내는 곳은 급식 부문(삼성웰스토리)이 유일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삼성물산의 바이오 투자 및 제일모직 패션사업 인수 등에 필요한 ‘실탄’ 마련과 총수 일가 지원을 위해 삼성그룹이 사내급식을 웰스토리에 몰아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에버랜드에서 영업부문이 가장 높은 부문은 급식이 아니라 건설부문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2011~2015년 바이오산업 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은 약 1조6000억원이었는데, 이는 웰스토리 영업이익으로 충당할 수 없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2012년 삼성전자 ‘급식 불만’ 사태로 인한 식자재 추가 투입으로 웰스토리의 수익 감소가 우려되자 미전실이 수의계약을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의계약 자체가 부당 지원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봤다. 다른 기업집단에서도 계열사와 급식 관련 수의계약을 맺는 게 빈번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삼성전자 등이 전 사업장에 대해 경쟁입찰을 거쳐 급식계약을 체결하거나 사업장 내 식당을 분할해 여러 중소기업에 위탁 물량을 나눠줘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공정경쟁 질서를 저해했는지에 대해서도 법원은 삼성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비계열사 매출 기준 웰스토리의 2019년 시장 점유율이 2013년도 대비 낮아진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여타 사업자의 경쟁 여건이 악화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삼성전자 등이 웰스토리에 식재료비 마진을 보전해주는 등 ‘유리한 조건’을 마련한 게 일부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급식단가 개선안 등이 실제 그대로 적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2021년 웰스토리 등에 과징금을 매기는 동시에 삼성전자 법인과 최 전 실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2022년 11월 삼성전자와 최 전 실장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으며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날 “삼성그룹 계열사와 삼성웰스토리 간 급식 계약은 부당행위가 아니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오면서 최 전 실장이 형사재판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전 실장의 다음 공판은 다음달 11일 열린다.
이인혁/김유진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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