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오므론타이요 공장 르포
휠체어 높이에 맞춘 작업대 등
40년째 장애인중심 현장 운영
의무고용률 24배 훌쩍 넘지만
불량률은 일반 공장보다 낮아
최근 방문한 일본 교토시에 있는 오므론의 특례자회사인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 생산라인 위로 광전센서와 타이머, 제어기기 부품들이 쉴 새 없이 흘러간다.
하지만 현장을 둘러보다 보면 금세 다른 점이 눈에 들어온다. 휠체어를 탄 직원도 일할 수 있도록 작업대 높이가 낮고, 손의 움직임이 불편한 작업자는 자신에게 맞게 개조된 전용 공구를 사용한다. 일부 직원은 관리자와 대화 대신 태블릿PC 화면에 글을 입력하며 소통중이다.
이곳은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종업원 180명 가운데 장애인이 117명으로 전체의 3분의 2에 달한다. 일본 민간기업의 장애인 법정 고용률이 2.7%임을 감안하면 장애인 고용률이 법정 수준의 무려 24배가 넘는다.
공장 입구 벽면에는 오므론 창업자인 다테이시 가즈마가 1959년 만든 기업이념인 ‘우리들의 활동으로 우리들의 생활을 향상하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듭시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공장을 안내한 나가에 유타카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 사장(취재 당시 기준)은 이 이념의 핵심을 “인간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라며 한마디로 정리했다.
오므론과 장애인 고용의 인연은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이타현 벳푸시의 사회복지법인 ‘태양의 집’을 설립한 나카무라 유타카 박사는 장애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복지가 아니라 일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는 당시 다테이시전기(현 오므론) 창업자 다테이시 가즈마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다테이시는 단순히 일감을 주는 것을 넘어, 이들이 주체가 되어 일을 하고 수익도 내는 전용공장을 만드는데 이르렀다. 1972년에 온천으로 유명한 오이타현 벳푸에 오므론타이요를 설립했고, 이후 1985년 교토에도 오므론타이요교토를 세웠다.
공장 내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장애인을 위한 ‘보이지 않는 배려’였다. 낮은 작업대는 기본이고 일반 공장이라면 6대면 충분한 작업 보조 장비를 이곳에서는 11대나 운영하고 있었다. 각각의 조작방식도 직원 특성에 맞게 모두 다르다.
보통 일반 기업은 업무를 정한 뒤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 반면 오므론교토타이요는 반대다. 먼저 사람을 이해한 뒤, 그 사람의 강점을 살려 업무를 설계해 능력을 최대한 끌어낸다. 나가에 사장은 이를 ‘사람에게 업무를 맞춘다’는 말로 설명했다.
그 결과 이 공장은 약 1500종에 달하는 오므론 제품을 생산하는 다품종소량생산 공장으로 성장했다. 또 사람에 맞춘 보조 장비는 외주 업체가 아니라 공장 내부의 생산기술팀이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다.
오므론교토타이요가 다른 장애인 고용 모델과 가장 다른 부분은 장애인을 특별대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을 할 수 있는 배려는 충분히 하지만 성장을 요구하는 기준은 낮추지 않는다.
나가에 사장은 “배려와 방치는 엄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려를 핑계로 지도를 게을리한다면 장애인의 성장 기회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기업은 장애인을 온전한 한 사람의 일꾼으로 만들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고용 비중이 높은 공장이라고 해서 생산랑이나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공장의 불량률은 오므론의 다른 공장과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40년 넘게 장애인 중심으로 제조현장을 운영하면서, 문제 발생 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개선하는 문화가 축적된 결과다.
현재 생산 품목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은 44%를 차지하는 광전센서다. 이어서 제어기기가 32%, 타이머 10%, 건강기기 5% 등이다.
나가에 사장은 “우리는 장애인 지원시설이 아니라 이익을 내면서 성장하고 있는 엄연한 제조업 공장”이라며 “품질 확보와 납기 준수, 생산성 개선 등은 일반 공장과 똑같이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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