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보도에 딸기, 폐건물엔 허브가…도심의 놀라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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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08 10:30 수정2025.05.08 10:30

경기도가 스마트팜으로 변신할 고양 지하보도에서 설명회를 갖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스마트팜으로 변신할 고양 지하보도에서 설명회를 갖고 있다. 경기도 제공

버려졌던 도시 한복판 지하보도가 사계절 내내 딸기가 열리는 실내 농장으로 되살아난다. 오랫동안 방치됐던 폐건물도 생명이 자라는 푸른 공간으로 바뀐다. 경기도가 도심과 농촌 유휴공간을 ‘스마트팜’으로 탈바꿈시키는 사회혁신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경기도는 ‘사회혁신형 스마트팜 구축’ 사업자로 농업법인 팜팜과 원에이커팜을 선정하고, 고양·김포·용인 일대에서 도심형·농촌형 스마트팜 조성에 본격 착수했다고 8일 밝혔다.

지하보도에 딸기 농장…‘고양 백석’이 달라진다

도심형 스마트팜 사업을 맡은 농업법인 팜팜은 고양시 백석 지하보도를 4계절 내내 딸기를 생산하는 복합공간으로 꾸민다. 스마트팜 외에도 체험 교육장과 카페 등을 함께 조성해 ‘지하보도’의 낡은 이미지를 벗기고 시민 일상과 연결된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구상이다.

팜팜은 이미 김포시에서 도넛형 스마트팜과 카페를 운영하며 엽채류 생산, 체험교육, 로컬 유통 등을 통해 작년 매출 1억8000만 원을 기록한 실전형 농업 스타트업이다.

농촌형 스마트팜 구축은 농업법인 원에이커팜이 맡았다. 용인시에 방치돼 있던 한 공장 기숙사 폐건물이 그 무대다. 이곳에 지역 주민이 체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체류형 스마트팜이 들어설 예정이다.

원에이커팜은 스마트팜을 통해 고품질 엽채류와 허브를 생산하며 노지 대비 60~70배의 생산성을 올리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0억9000만 원, 올해는 20% 성장이 예상된다. 단순 생산을 넘어 교육·체험·유통까지 아우르는 ‘6차 산업형 모델’을 지향한다.

“버려진 공간, 도시의 자산으로”

경기도는 이번 사업을 통해 폐시설에 생명과 경제를 불어넣고, 도시재생과 농업 혁신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팜은 단순한 첨단 농업이 아니라, 도심 우범지대 해소·지역 공동체 회복·농촌 고령화 대응 등 다층적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복합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종민 경기도 농수산생명과학국장은 “사회혁신형 스마트팜은 ‘사람과 도시를 살리는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시범 모델을 기반으로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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