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충격에 코스피가 급락한 가운데 당분간 시장은 변동성이 큰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증시는 바닥에 근접했지만,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과 글로벌 무역 환경의 긴장 속에 뚜렷한 반등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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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는 가운데 업무용 모니터에 프로90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 발동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7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재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낮아진 상태로, 바닥에 근접했다고 본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대응이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수가 이전 수준으로 반등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수준에서는 (관세 관련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전고점까지 반등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가 문제”라고 짚었다.
단기적으로는 협상 흐름에 따라 지수가 널뛰는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최 센터장은 “최악의 경우 협상이 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어, 그 전까지는 등락을 반복하는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나라별 상호관세가 부과되는) 9일쯤 트럼프가 또 한 달 유예 얘기를 꺼내면 반등이 나왔다가 다시 협상이 안 됐다고 하면 또 내려가고, 이런 식으로 변동성이 큰 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보다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미국은 경기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 클 수 있어 미국 증시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시기”라며 “트럼프가 원하는 방향성 자체가 달러 약세 쪽인 만큼, 자금 흐름은 미국에서 비(非)미국 지역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행정부로부터 관세 46% 폭탄을 맞은 베트남이 대미 관세를 0%까지 내리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트럼프 정부가 이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무역 협상의 방향성을 가늠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최 센터장은 “베트남이 미국과 양자 협정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협상 결과에 따라)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 전반에 확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오전 11시 18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04.27포인트(4.23%) 밀린 2361.15를 기록 중이다. 장중 한때 232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12분 11초에 코스피200선물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이 정지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8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