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온도부터 체크하라… 반려견 동반 여름휴가지에서의 안전 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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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태의 동물병원 밖 수다] 열사병 의심되면 응급처치 뒤 즉시 동물병원 찾아야

반려견과 함께 여름휴가를 떠날 때는 뜨거운 곳을 피하고, 먹으면 안 되는 것을 주지 말아야 한다. GETTYIMAGES

반려견과 함께 여름휴가를 떠날 때는 뜨거운 곳을 피하고, 먹으면 안 되는 것을 주지 말아야 한다. GETTYIMAGES
요즘은 반려견과 함께 여름휴가를 떠나는 보호자가 많다.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리조트와 펜션, 휴게소가 늘어나면서 생긴 반가운 변화다. 다만 설레는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 반려견에게는 예상치 못한 위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모두가 안전하게 휴가를 즐기기 위해 꼭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을 소개한다.

여행 전 멀미약 처방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반려견 동반 숙소의 이용 조건부터 확인해야 한다. 많은 반려견이 함께 머무는 공간인 만큼 사고와 전염병 예방을 위해 자체 규정을 마련해둔 곳이 많다. 체중, 품종 등에 따라 입장을 제한하거나 동물 등록 여부를 확인하는 곳도 있다. 광견병과 종합접종을 포함한 예방접종 내역 또는 항체검사 결과를 요구하는 숙소도 있으니 예약 전 반드시 확인하자. 만약 접종 후 1년이 지나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면 휴가 출발 최소 일주일 전에 맞히는 것이 좋다. 혹시 발생할 수 있는 과민 반응이나 컨디션 저하에 대비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장시간 차를 타고 이동한다면 멀미약을 미리 처방받는 것이 좋다. 평소 가까운 거리는 잘 다니던 반려견도 장거리 이동 시 멀미를 할 수 있다. 쩝쩝거리거나 구토를 하고, 심하게 헐떡이거나 침을 과도하게 흘리면서 불안해하기도 한다. 멀미약은 대부분 출발 1~2시간 전 복용하면 효과가 12~24시간가량 지속되니 휴가 일정에 맞춰 처방받으면 된다. 단, 과식한 상태에서는 약물 흡수가 지연될 수 있는 만큼 공복일 때 소량의 음식과 함께 먹이도록 하자.

휴가지에서는 뜨거운 지면을 주의해야 한다. 많은 시설이 관리가 편한 인조 잔디를 사용하는데, 인조 잔디는 천연 잔디와 달리 열을 그대로 흡수한다. 한낮에 인조 잔디 위를 뛰어다니다가 발바닥 패드(젤리처럼 말랑거리는 부위)에 화상을 입는 반려견이 적지 않다. 계곡의 뜨거운 자갈이나 해변 모래 역시 발을 손상시키는데, 이때는 패드보다 패드 사이 피부가 더 많이 다친다. 평소에는 패드만 바닥에 닿지만 모래사장이나 자갈밭에서는 패드 사이 피부까지 뜨거운 지면에 닿기 때문이다.

발바닥 손상을 예방하려면 신발을 신기거나 햇볕이 강한 시간대를 피해 이른 아침 또는 늦은 오후에 산책하는 것이 좋다. 산책 후 발을 계속 핥거나 절뚝거린다면 발바닥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패드 표면이 벗겨지거나 피부가 붓고 빨갛게 변해 진물이 나온다면 이미 화상을 입은 상태다. 즉시 동물병원에 가기 어렵다면 차갑고 깨끗한 물로 발을 충분히 씻긴 뒤 핥지 못하도록 네크칼라를 씌우고,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동물병원을 방문하자.

캠핑장이나 펜션에서 갖는 바비큐 시간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반려견이 기름진 고기를 먹으면 췌장염이 생기기 쉽다. 구토, 설사, 식욕 저하가 나타나거나 배앓이를 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복막염 또는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전에 췌장염을 앓았거나 요크셔테리어, 미니어처 푸들, 슈나우저처럼 췌장염이 잘 발생하는 품종이라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췌장염이 의심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한 췌장염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조기 치료 여부가 예후를 크게 좌우한다.

바비큐 뒤처리에도 신경 쓰자. 반려견이 고기 기름으로 범벅된 키친타월을 삼키거나 뜨거운 불판을 핥아 혀에 화상을 입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 병원에서는 고기 기름이 묻은 자갈을 삼킨 반려견이 위 절개 수술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아무리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봐도 단호하게 거절하고, 음식물과 쓰레기를 깔끔하게 치우는 것 모두 보호자 책임이다.차 안에 혼자 두지 말기

마지막으로 휴게소에 들르거나 반려견 입장이 불가한 식당을 방문할 때는 절대로 차 안에 반려견만 남겨두지 말아야 한다. 한여름 야외에 주차된 차량 내 온도는 순식간에 치솟는다. 창문을 조금 열어두거나 그늘에 주차해도 온도 상승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반려견은 사람처럼 땀을 흘리지 못하기 때문에 고온다습한 밀폐 공간에서 체온이 쉽게 오르고, 41℃를 넘으면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단두종과 대형견, 비만견은 위험성이 더욱 높다. 과도한 침 흘림, 구토, 호흡 곤란, 출혈, 경련 등이 대표적 증상이다.

열사병이 의심되면 즉시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미지근한 물로 몸을 적셔 체온을 천천히 낮춰야 한다. 너무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사용하면 피부 표면 혈관이 수축돼 오히려 열 발산을 방해할 수 있다. 응급처치 후 회복된 듯 보여도 방심하지 말고 즉시 동물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횡문근융해증, 급성 신장 손상, 비심인성 폐수종, 파종성혈관내응고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뒤늦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질환은 조기 발견과 신속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름휴가는 보호자에게도, 반려견에게도 특별한 경험이다. 오늘 소개한 주의사항이 많아 보일 수 있지만, 핵심은 간단하다. 뜨거운 곳을 피하고, 먹으면 안 되는 것을 주지 않으며, 차 안에 혼자 두지 않는 것. 이 3가지만 기억해도 사고 대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올여름 반려견과 함께 안전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

황윤태 수의사는… 2013년부터 임상 수의사로 일하고 있다. 현재 경기 성남 빌리브동물병원 대표원장, 한국동물병원협회 위원을 맡고 있다. 책 ‘반려동물, 사랑하니까 오해할 수 있어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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