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K디자이너 시대…뉴욕에 복합문화공간 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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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프랑스 ‘파리 패션 위크’에서 직접 런웨이에 참여한 송재우 송지오 인터내셔널 대표 겸 디렉터.   송지오인터내셔널 제공

2023년 6월 프랑스 ‘파리 패션 위크’에서 직접 런웨이에 참여한 송재우 송지오 인터내셔널 대표 겸 디렉터. 송지오인터내셔널 제공

“한국 디자이너들이 스스로 가꾼 고유의 정체성과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뽐내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SONGZIO)’를 이끄는 송재우 송지오인터내셔널 대표 겸 디렉터는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국내외 소비자들의 이해와 관심이 최근 들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프랑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공부한 뒤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근무했다. 24세 때인 2018년 아버지인 창업주 송지오 디자이너의 뒤를 이어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2022년 300억원대이던 매출이 지난해 지오송지오를 포함해 800억원대까지 늘었다.

송지오는 한국 3대 디자이너 브랜드로 꼽힌다. 1993년 첫선을 보인 이후 남성복 위주의 제품을 출시해온 송지오는 올해 여성복 브랜드 ‘송지오 우먼’을 론칭했다. 그는 디자이너 브랜드 선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여성복 구매 고객 중에서 20대 비중이 가장 높아서 놀랐다”며 “디자인에 대한 젊은 층의 이해가 깊고 수요도 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송지오는 올해 여성복 단독 매장을 현재 7개에서 15개까지 늘리고 매년 5~10개씩 추가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여성복 800억원을 포함해 2030년까지 브랜드 총매출 2000억원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송지오 우먼’의 해외 진출도 함께 추진한다. 송 대표는 “지난해 말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고, 올해 안에 바로 옆에 ‘송지오 우먼’ 스토어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레지구는 파리에서도 패션 중심지로 꼽히는 곳으로,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줄 때 선택하는 곳이다.

그는 요즘 파리와 미국 뉴욕을 오가며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파리 매장뿐 아니라 뉴욕 소호지역에 건물 한 개를 통째로 빌려 송지오만의 복합문화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그는 “파리 매장이 예술 공간이라면 뉴욕은 상업적 공간이기도 하다”며 “한 건물에 갤러리와 브랜드 스토어가 같이 있어 디자인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한국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고유한 디자인 철학을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6개월마다 바뀌는 트렌드를 알아야 하지만, 그 트렌드 속에서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지켜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꾸준히 자신의 것을 보여주면 대중도 결국 이해하는 순간이 온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송지오는 디자인 차별화를 위해 지금도 40여 명의 디자이너가 손으로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디자인한다. 컴퓨터로 담기 어려운 미세한 디테일을 옷에 녹여내기 위해서다.

송 대표는 의류를 넘어선 확장 계획을 처음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여성복이 궤도에 오른 뒤 송지오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동양적 아방가르드 디자인을 이끄는 브랜드로서 의류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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