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이 흔든 ‘롤러코스피’ 장세
델타는 헤지비율, 감마는 가속도
레버리지 ETF 쏠림이 숏감마 낳고
숏감마 헤지가 상승·하락추세 증폭
지난 6월 한 달간 국내 증시에선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총 10차례나 발동될 정도로 ‘롤러코스피’ 장세가 이어졌다.
특히 최근 만기일이 0일 남은 초단기 옵션(제로데이 옵션)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인한 쏠림 현상이 잇따르며 현물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처럼 현물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대상이 바로 파생시장이다. 파생상품에서 발생하는 수급이 현물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LS증권은 옵션의 기본 개념부터 델타 헤지, 숏감마까지 세 편에 걸쳐 파생시장의 핵심 원리를 설명하는 시리즈 보고서를 펴내 눈길을 끌었다.
옵션은 정해진 만기일과 행사가를 기준으로 기초자산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계약이다. 매수자는 이 권리를 보유하고, 매도자는 권리 행사 시 계약을 이행할 의무를 진다.
예컨대 엔비디아 주식을 200달러에 매수할 권리라면 행사가가 200달러가 된다. 이러한 조건이 전제된 옵션의 가격을 ‘프리미엄’이라 부른다. 만약 앞선 권리를 10달러에 확보했다면 콜옵션 프리미엄은 10달러다.
기초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는 콜옵션, 팔 수 있는 권리는 풋옵션으로 부른다. 행사 시점 방식에 따라서는 만기일까지 언제든 행사할 수 있는 미국형과 만기일에만 행사 가능한 유럽형, 사전에 정한 복수 날짜에만 행사할 수 있는 버뮤다형으로 나뉜다. 옵션의 가격, 즉 프리미엄은 내재가치와 시간가치의 합으로 구성되며 잔존 만기가 짧아질수록 시간가치는 줄어든다.
이러한 옵션 가격이 어떤 요인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수치화한 지표가 바로 ‘그릭스(Greeks)’다. 대표적으로 델타(Δ), 감마(Γ), 세타(Θ), 베가(V), 로(ρ) 다섯 가지가 활용된다.
델타는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따른 옵션 가격의 변화를 뜻하며 기초자산 가격이 오를 때 콜옵션 가격은 오르고 풋옵션 가격은 내리는 방향성을 보인다.
감마는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따른 델타의 변화, 즉 델타가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가속도’ 개념이다.
세타는 시간이 지날수록 옵션 가치가 줄어드는 정도를, 베가는 내재변동성이 오를 때 옵션 가격이 상승하는 정도를, 로는 무위험금리 변화가 옵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나타낸다.
감마와 베가는 콜·풋 상관없이 매수자에게 모두 양수(+)이며 시간 가치를 갉아먹는 세타는 모두 음수(-)다. 금리 인상 시 콜 가격이 오르는 로 지표는 콜 양수(+), 풋 음수(-)를 기록한다. 델타가 옵션 가격의 변화 속도라면, 감마는 그 속도가 얼마나 더 빠르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가속도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옵션은 현재 기초자산 가격과 행사가의 관계에 따라 ATM(등가격), ITM(내가격), OTM(외가격) 세 가지 상태로 구분된다.
ATM은 행사가가 현재가와 거의 일치하는 상태, ITM은 내재가치가 존재하는 상태, OTM은 내재가치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특히 ATM 부근에서는 기초자산 가격의 작은 움직임에도 델타가 빠르게 변화하는데, ITM과 OTM의 경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반면 깊은 ITM에서는 델타의 절댓값이 1에 가까워지고, 깊은 OTM에서는 0에 수렴하며 변화폭이 제한된다.
옵션 그릭스 중 델타는 단순한 민감도 지표를 넘어 옵션 포지션의 기초자산 환산 노출도를 보여주는 헤지 비율로도 활용된다.
예컨대 델타가 +0.5인 콜옵션 1계약(통상 100주 단위) 매수는 기초주식 50주를 보유한 것과 유사한 가격 노출을 갖는다. 반대로 해당 콜옵션을 매도한 포지션은 주식 50주를 매도한 것과 유사한 마이너스 델타 노출을 띤다.
옵션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장조성자는 포트폴리오의 순델타에 상응하는 기초자산을 반대 방향으로 사고팔아 위험을 관리한다.
이를 ‘델타 헤지(Delta Hedge)’라 부르며, 옵션 거래가 옵션시장 안에서 끝나지 않고 현물·선물 시장의 수급으로 확장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델타가 고정값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움직이면 델타도 함께 변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움직이면 델타가 변동하고, 옵션 딜러는 헤지 포지션을 끊임없이 재조정해야 한다.
최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숏감마(Short Gamma)’는 이러한 델타 헤지 과정에서 파생되는 현상이다. 감마는 기초자산 가격 변화 방향과 델타 변화 방향의 일치 여부에 따라 부호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콜옵션 매수자는 주가 상승 시 델타가 상승하고 주가 하락 시 델타가 하락하여 동일 방향이므로 감마가 양수(+)다. 풋옵션 매수자 역시 주가 상승 시 델타가 상승하고 하락 시 델타가 하락해 양수다.
반면, 콜옵션 매도자는 주가 상승 시 델타 하락, 주가 하락 시 델타 상승으로 역방향이 되어 마이너스(-) 감마를 가진다. 풋옵션 매도자 역시 마찬가지다. 이처럼 옵션 매도로 인해 마이너스 감마에 노출된 상태를 ‘숏감마’라고 일컫는다.
숏감마 포지션을 보유한 딜러가 델타 중립을 유지하려면 기민한 현물 대응이 필수적이다.
콜옵션 매도자의 경우 주가가 오를 때 음의 델타 노출이 확대되므로 기초자산을 ‘추가 매수’하여 델타 중립화를 시도해야 하고, 주가가 내릴 때는 음의 델타 노출이 축소되므로 기초자산을 ‘추가 매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숏감마 포지션을 헤지할 경우 가격이 오를수록 기초자산을 사고, 내릴수록 파는 매매를 단행하게 된다. 이는 시장의 기존 방향성을 추종해 더욱 강화하고 단기 변동성을 강력하게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최근 시장에서 회자되는 ‘숏감마’ 현상은 상장 옵션 자체보다는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수급 등을 가리키는 표현에 가깝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외 증시에서 숏감마 현상은 상장 옵션을 넘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수급 구조 등을 가리키는 넓은 의미로도 쓰인다.
레버리지 ETF 역시 주가 상승 시 목표 레버리지 비율 유지를 위해 현물·선물을 추가 매수하고 하락 시 매도해야 하는 숏감마의 델타 헤지와 동일한 메커니즘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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