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돈 확 빠져나가자
시중銀, 채권으로 곳간 메워
금리상승 더 부추길 우려
증시 활황으로 예금이 빠져나가면서 국내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계속 늘리고 있다. 올해 발행된 은행채 규모는 벌써 10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채 발행이 확대되면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맞물려 대출금리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발행된 은행채는 총 110조8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6조7120억원)보다 약 44%(34조원) 늘어난 규모이자 역대 최대 발행량이다.
은행권이 채권 발행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머니무브'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증시 활황에 따른 투자 수요가 이어지면서 은행 예금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지속되자 은행들이 채권 발행으로 빈 '곳간'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만으로는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은행이 조달비용이 더 높아지기 전에 자금 확보 차원에서 채권 발행에 나서는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채권 발행 확대가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공급이 늘어날수록 은행채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게 되고, 이는 곧 은행의 조달비용 증가로 연결된다. 은행으로서는 높아진 조달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가계와 기업의 금융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라 시장금리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거세지는 금리상승 압박 … 신용대출 이자율 6% 돌파
이미 대출금리는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상단이 6%를 넘어섰다.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4.59~6.18%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 4.36~5.89%에서 이달 들어서만 하단이 0.23%포인트, 상단이 0.29%포인트 뛰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이미 7%를 돌파한 상태다. 지난 3월 말 7%를 넘은 데 이어 이달 들어 지난 8일 7.39%를 기록하며 2022년 10월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더니, 이날 상단은 7.50%까지 치솟았다. 전세대출 금리(2년)는 이날 4.11~6.71%로, 이달 들어 하단이 4%를 넘었고 상단은 7%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가계대출 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등 준거금리가 오른 데 영향을 받았다.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3.619%로, 2024년 5월 24일(3.635%) 이후 최고로 상승했다. 고정형 주담대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8일 4.473%로, 2023년 11월 13일(4.489%)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물은 지난달 3.001%로 1년4개월 만에 3%를 돌파한 뒤 전날 기준으로 3.094%까지 오른 상태다. 결국 머니무브에 따른 증시로의 예금 이탈이 은행들로 하여금 채권 발행 규모를 늘리게 해 공급이 증가하면서 오른 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하반기 통화정책 방향도 부담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물가와 금융 안정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장이 이를 선반영하면서 가뜩이나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시장금리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이 더해지고 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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