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KBS 2TV ‘말자쇼’가 저마다의 자리에서 애쓰며 살아가는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24일 방송된 ‘말자쇼’는 ‘직업의 세계’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유품정리사부터 사육사, 스턴트 치어리딩 커플, 승무원, 환경미화원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관객들이 출연해 일터에서 마주하는 고민을 털어놨다.
무엇보다 5년 차 유품정리사의 고민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처음에는 죽음에 대한 흔적을 담담하게 생각해 보려고 했는데 벌써 5년이나 되니까 ‘내가 진짜 이런 게 담담해져 버린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가져야 할지 고민된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에 ‘말자 할매’ 김영희는 “매번 현장에 갈 때마다 마음이 흔들리고 아프면 내 명대로 못 살 것 같다”며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공간도 있었다면 어떤 곳에서는 무던하게 일할 수 있는 그런 완급 조절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증외상센터’ 원작자인 이낙준도 의대생 시절 경험을 털어놓으며 유품정리사를 응원했다. 이낙준은 “서른 살 남자가 응급실에 왔는데 복부 대동맥이 터지기 직전이라 응급 수술을 했다. 그런데 개복하자마자 혈관이 파열되며 환자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정신없는 상황이라 뒤늦게 소지품을 챙기러 수술방에 돌아갔는데 불 꺼진 그곳에 수술을 집도했던 교수님이 쪼그려 앉아 계셨다”며 “그 교수님이 나중에 ‘마음이 차가운 의사가 계속 사람을 살린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낙준은 “유품정리사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분이다. 결국 담담해져야 일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담담해진다고 이상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직업인으로서 더 단단해지는 과정”이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방송 후반에는 3개월 전 ‘고등학교 2학년 때 신내림을 받았다’고 고백했던 15년 차 중학교 교사가 다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9월부터 대학교 시간강사로 출강하게 됐다”며 방송 이후 달라진 근황을 전해 훈훈함을 더했다.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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