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헤리티지 재단 세미나 참석
韓美 미래산업 협력 메시지
"미국산 첨단무기 수입 늘려
국방 키우고 대미흑자 줄여야"
최중경 신임 국제투자협력대사는 해외로 활동 반경을 넓혀갈 계획이다. 그동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 국정 혼란과 맞물려 불거진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데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한국 투자를 독려하는 '세일즈맨'으로서 활동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동 국부펀드 방문을 시작으로 최 대사는 해외 활동을 본격화했다. 그는 "이제부터는 대사라는 이름에 걸맞은 활동을 제대로 해보려 한다"며 "최근 중동으로 나가 국부펀드들에 한국 신기술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독려했는데,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다음달 초에는 미국을 방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 선포로 긴장 수위가 높아진 한미 관계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헤리티지재단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등 미국 싱크탱크와 면담하고 미국 상공회의소도 방문할 계획이다.
최 대사는 "우리와 달리 미국 싱크탱크에는 외부에서 접근이 어려운 미국 행정부의 정보가 집약된다"며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정책 조언을 할 수 있는 만큼 향후 한미 공동번영 방안을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헤리티지재단에서는 최 대사가 직접 나서 '한미 산업 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미래 산업 협력을 통해 공동번영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며 "조선업과 방위산업, 에너지 등 협력을 도모해볼 만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사는 이번 방미 일정 중에 미국 내 우리 기업 투자 지역도 방문한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미국 내 7개 주를 돌며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집중적인 대미 대외협력(아웃리치)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한국경제인협회와 국내 배터리업계도 동반한다.
특히 최 대사는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를 분석하다 보면 중국 수입을 한국이 대체하면서 발생한 흑자도 있고, 미국 수입을 늘리면서 발생한 오프셋(절충교역) 부문도 상당하다"며 "미국 내 이해관계자들에게 한국의 무역 흑자가 미국의 희생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사는 정부 차원에서 조선과 원자력 협력,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외에도 한국과 미국이 '윈윈'할 수 있는 협상 카드를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산 방산 무기다.
최 대사는 "사양이 높은 방산 물자 중에 일본에는 팔지만 우리에게는 팔지 않는 품목이 있다"며 "첨단 무기를 중심으로 미국산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 무역 흑자를 줄이는 동시에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