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 中소유 구리광산서 산성폐기물 5000만ℓ 유출

길이 1500㎞ 넘는 카푸에강 하류 최소 100㎞, 죽은 강으로 변모
폐기물 토양 스며들어 지하수 오염도 우려…치명적 환경 재앙

AP 뉴시스

잠비아의 중국 소유 구리 광산에서 지난달 18일 산성 폐기물을 보관하던 테일링 댐이 무너져 댐 하류의 주요 강 적어도 100㎞ 지역이 오염돼 죽은 강으로 변해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잠비아 당국과 환경보호자들이 15일 우려했다.

이 붕괴로 인해 고농축 산성 물질들과 용해된 고형물, 중금속을 함유한 약 5000만ℓ의 폐기물이 잠비아의 가장 중요한 수로 카푸에강과 연결되는 하천으로 흘러들어갔다고 잠비아공학연구소는 밝혔다.

잠비아 코퍼벨트 주에서 일하는 환경운동가 칠레크와 뭄바는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환경 재앙”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스마트폰 및 기타 기술의 핵심 구성 요소인 구리의 세계 10대 생산국 중 하나인 잠비아에서 주요 구리 채굴 광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요청하며 이번 유출은 잠비아의 심장부를 통과하는 1500㎞가 넘는 카푸에강 유역의 많은 사람들과 야생동물을 위협하는 위기라고 말했다.

잠비아 당국은 아직도 이로 인한 환경 피해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중국 국영 유색광업집단공사가 대주주인 ‘중국-금속 리치 잠비아’의 댐 붕괴 사고 하룻밤 사이 강물이 죽어 100㎞ 떨어진 하류에서 물고기들이 죽어 떠오른 모습을 AP통신 기자가 목격할 수 있었다.잠비아 수자원개발위생부는 “강둑을 따라 경작되던 농작물들도 파괴됐다. 채굴 폐기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거나 다른 지역으로 운반되면서 지하수가 오염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푸에강 근처에 살고 있는 숀 코넬리우스는 “2월18일 이전 카푸에강은 활기차고 살아 있는 강이었다. 그러나 사고 후 물고기가 죽고 근처의 새들이 거의 즉시 사라졌다. 이제 모든 것이 죽어 완전히 죽은 강이 됐다. 믿을 수 없다. 하룻밤 사이에 카푸에강이 죽었다”고 말했다.

잠비아의 2000만 인구 중 약 60%가 카푸에강 유역에 살며, 어업과 농업 및 공업용 물 공급원으로 어떤 식으로든 카푸에강에 의존하고 있다. 강은 수도 루사카를 포함해 약 500만명의 식수 공급원이기도 하다.

댐 붕괴에 따른 산성 물질 누출로 약 70만명이 살고 있는 인근 도시 키트웨에 대한 급수가 완전히 중단됐다.

잠비아 정부는 산성을 중화하고 피해를 되돌리려는 시도로 수백t의 석회를 강에 떨 뜨리기 위해 공군을 배치했다. 쾌속선들이 강을 오르내리며 석회를 운반하고 있다.

정부 대변인 코넬리우스 음웨트와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중국-금속 리치 잠비아’가 정화 작업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금속 리치 잠비아’의 장페이원 회장은 이번주 정부 각료들을 만나 산성 유출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이번 재난은 회사와 광산업에 큰 경종을 울렸다. 가능한 한 빨리 피해를 입은 환경을 복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잠비아와 이인 콩고, 짐바브웨를 포함한 아프리카의 광물이 풍부한 국가들에서 대규모로 광업을 운영하면서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중국 소유의 구리 광산은 또 잠비아의 안전, 노동 및 기타 규정을 무시했다는 비난에도 직면했다. 잠비아 코퍼벨트에 있는 다른 중국 소유 광산에서도 ‘중국 금속 리치 잠비아’의 사고 발생 며칠 후 규모는 작지만 산성 폐기물 누출 사고가 있었으며, 광산이 이를 은폐하려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더욱 고조됐다.

현지 경찰은 2번째 광산에서 한 광산 노동자가 산성 폐기물에 빠져 숨졌으며, 당국이 광산 운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음에도 광산이 계속 운영되고 있다며, 중국 광산 관리자 2명을 체포했다.

두 광산 모두 현재는 잠비아 당국의 명령으로 가동을 중단됐지만, 많은 잠비아인들은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키트웨(잠비아)=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