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등서 미국산 보이콧에 수만명씩 동참
미국 자체 반대라기보다 트럼프의 정치에 반대
미국 경제에 타격주기 보다는 특정 美기업들에 타격 줄 듯
지난달 28일 ‘미국 제품 불매 운동 : 프랑스와 유럽 제품을 사자’라는 그룹이 창설된 이후 2주일 만에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에 동참했으며, 맥도널드나 리바이스, 왓스앱 같은 인기있는 미국 브랜드를 유럽의 비슷한 제품들로 대체하는 방법에 대한 팁을 공유하고 있다.
프랑스뿐 아니라 북유럽 전역에서도 비슷한 풀뿌리 운동이 나타나고 있다. 스웨덴의 페이스북 그룹 2개에 8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참했으며, 덴마크와 네덜란드, 벨기에에서도 소규모이지만 비슷한 그룹들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 제품 불매운동을 시작한 프랑스의 에두라르 루세즈는 “이것은 맹목적으로 모든 것을 보이콧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프랑스 및 유럽 경제에 가장 유익한 솔루션을 향해 우리의 지갑을 의식적으로 지시하는 문제”라고 페이스북에 말했다.이 그룹의 회원들은 세계화된 세계에서 어떤 것이 미국 제품인지 정의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피해야 할 미국 브랜드 목록을 공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프랑스 북부에 큰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코카콜라에 대한 불매운동은 프랑스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닐까?
루세즈는 자신들의 미 제품 불매운동은 그러한 사례들을 논의하는 것이라며, 그가 사람들에게 ‘구매를 피하라고 조언하는 미국 브랜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 자금을 지원한 아마존과 테슬라 같은 브랜드들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불매운동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조짐들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프랑스에서는 브르타뉴에 본사를 둔 인스턴트 메시징 애플리케이션 트리발이 트럼프 취임 이후 하루 200명씩 회원이 늘었다. 트리발은 이는 최고경영자(CEO)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제휴한 X 및 왓스앱을 사용자들이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덴마크에서는 트럼프가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장악을 거듭 위협하면서 반미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덴마크의 주요 식료품 소매업체 살링 그룹의 안데르스 하그 CEO는 2월 말 유럽 브랜드 식료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의 많은 문의에 따라 유럽 제품을 검은색 별표로 표시하는 새로운 전자태그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제품 보이콧의 가장 극적인 영향은 지난해보다 유럽 내 전기차 판매가 절반으로 감소한 트럼프의 동맹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유럽의 미 제품 불매운동은 미국 경제에 실질적 피해를 줄 수 있을까?
런던대학 왕립 할러웨이의 마케팅 교수 앨런 브래드쇼는 “일반적으로 불매운동의 영향은 더 넓은 경제보다는 기업들이 더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테슬라 같은 미국 브랜드들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지만, 불매운동으로 경제 전체가 심각하게 훼손되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 교수 메러디스 크롤리는 “온라인 그룹이 수만명의 회원을 끌어모았을지 모르지만, 유럽에는 수억명이 살고 있고, 그 중 많은 사람들은 어떤 것이 만들어지는 곳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한다.그럼에도 불구, 불매운동은 소비자들의 가격을 인상시킬 수 있다. 크롤리는 “유럽 내 국내 브랜드들은 미국 브랜드들과 많은 경쟁을 하지 않음에 따라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래드쇼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공급망에서 일어나는 일의 결과일 것”이라며 “미국과 관련이 없는 인기있는 제품이 더 비싸지거나 진열대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소비자들은 12일 발효된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에 대응하여 유럽연합(EU)이 발표한 280억 달러(40조6980억원) 상당의 관세로 인해 가격 인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우르줄라 폰 데어 레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의 관세 시행에 대해 “기업에는 나쁘고 소비자에게는 더 나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롤리는 규칙 기반의 다자무역체제에 공격적이고 즉흥적으로 접근하는 트럼프 같은 지도자를 상대하려면 캐나다와 중국처럼 미국의 관세와 같은 관세로 대응하는 것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한다.
많은 유럽인들에게 미국 제품을 거부하는 것은 미국 자체보다는 트럼프의 정치에 반대하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한 유럽인은 “나는 1년에 1∼2번 미국을 여행해 왔지만, 올해는 5월과 10월로 계획했던 여행을 취소했다. 올해는 캐나다로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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