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중국산 저가 자동차의 대량 유입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완성차 기업들이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1월부터 자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재활용 수수료를 66만7000루블(약 7500달러)로 인상했다. 이는 작년 9월 대비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재활용 수수료는 자동차 수입 시 부과되는 폐기 비용으로, 관세와 비슷하게 작용한다. 러시아는 2030년까지 이 수수료를 매년 10~20%씩 올릴 예정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의 최대 수출지로 부상했다. 전쟁을 인한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시장에서 서방 브랜드가 퇴출되면서 그 자리를 중국산 자동차가 빠르게 채웠기 때문이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로 수출된 중국 자동차는 100만 대를 넘어서며 2022년 대비 7배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자동차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63%까지 치솟았고, 현지 브랜드의 점유율은 29%로 쪼그라들었다.
러시아 정부는 저가 중국산 자동차가 자국 자동차 산업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서 규제에 나섰다. 최근에는 주요 중국 트럭 제조업체의 안전 기준 위반을 적발하고 한 모델의 판매를 금지하기도 했다.
추이 둥수 CPCA 사무총장은 “현재 러시아 시장의 자동차는 중국산 자동차로 완전히 대체됐다”며 “하지만 재활용 수수료 인상 조치와 전쟁이 종료되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큰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