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인공지능(AI)은 공공 서비스, 업무, 돌봄, 쇼핑 등 생활 전반에 걸쳐 활용되고 있다. AI를 패권 기술로 보는 미국과 달리, 중국 정부가 AI 인프라화에 집중한 결과다. 이는 인공지능에 대한 중국인의 경계심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1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AI 기술은 중국인의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실물 티켓을 대체하는 얼굴 인식이나 자율주행 택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부모가 사진에서 아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인공지능 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집도 있다.
중국 정부는 ‘AI+’라고 부르는 인프라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공공 서비스 전반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계획을 세우고, 국가 컴퓨팅 파워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항저우의 ‘시티 브레인’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AI로 분석한 도시 데이터를 교통·환경 등 도시 관리에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AI가 인적 자원 관리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인구조사 기준으로 중국인의 40%가량은 농촌 지역에 살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1억1000만명에 달하는 아동 인구가 거주 중이다. 상당수의 인적 자원이 양질의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의사 등 부족한 인프라를 AI로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미국은 AI 경쟁에서 중국을 압도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AGI(인공일반지능)를 비롯한 초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규제를 풀고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강력한 규제 아래 국가 주도로 AI 상용화를 추진하는 중국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 결과, 중국인은 미국인에 비해 AI에 훨씬 낙관적일 수 있다고 NYT는 분석한다.
AI 실용성에 주목한 중국은 인프라 측면에서 미국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개별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기보다 에너지·통신·교통·감시 등을 관리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중국의 AI 전력망 솔루션은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유럽 등에 해결책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기술은 미국이 추구하는 ‘초지능’이 중요한 분야는 아니다. 중국식 AI 거버넌스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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