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남중국해에 새 전진기지…베트남과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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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30 08:11 수정2026.04.30 08:11

남중국해 앤틸로프 암초. / 플래닛랩스, 뉴욕타임스

남중국해 앤틸로프 암초. / 플래닛랩스, 뉴욕타임스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 수역의 앤틸로프 암초에 대형 인공섬을 새로 조성하며 해상 군사 거점 확장에 다시 나섰다. 세계 핵심 해상 운송로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지배력 강화와 주변국과의 긴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수개월 동안 베트남 연안 맞은편 분쟁 수역에서 조용하고 빠르게 인공섬 건설을 진행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 구역에는 베트남 등 동남아 여러 나라가 함께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도 포함돼 있다. 위성사진에는 해저와 산호를 파내 퇴적물을 섬 위로 퍼 올리는 준설선 수십 척이 포착됐다.

문제의 지역은 파라셀 제도의 앤틸로프 암초다. 중국과 대만, 베트남이 모두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위성사진을 보면 중국 준설선들은 이 암초에 초승달 모양의 섬을 조성해왔다. 중국은 대형 선박이 석호로 들어갈 수 있도록 수로도 팠다.

불과 넉 달 전까지만 해도 물에 잠겨 있던 암초에는 4월 들어 건물과 헬리패드, 여러 개의 부두, 비포장도로가 들어섰다. 이 섬의 규모는 뉴욕 센트럴파크의 거의 두 배에 이르며,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의 최대급 인공섬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앤틸로프 암초가 완공될 경우 중국의 역내 최대 군사 전초기지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런 인공섬에는 통상 활주로와 레이더, 전자전 시설, 미사일 벙커가 들어서며, 중국 해군과 공군이 본토에서 더 먼 해역까지 작전 범위를 넓히는 기반이 된다. 수천 척의 민간 어선으로 구성돼 중국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해경과 해상 민병대도 이런 기지를 활용해왔다.

이번 공사는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조성이 사실상 재개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은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남중국해에 20곳이 넘는 군사 전초기지를 짓거나 확장했고, 이 가운데 스프래틀리 제도 3곳과 파라셀 제도 1곳은 더 큰 군사기지로 키웠다. 당시 이 같은 매립 사업은 규모와 속도 면에서 전례가 없었고, 국제사회의 비판과 함께 동남아 주변국, 미국과의 관계 악화도 불러왔다.

이번 건설이 재개된 배경을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아시아해양투명성구상 소속의 해리슨 프레타 부소장은 중국이 이미 분쟁 수역에 여러 거점을 보유하고 있어 “전략적 논리가 아주 명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2년간 베트남이 스프래틀리 제도 내 자국 통제 섬들에서 매립과 군사시설 확충을 해온 데 대한 대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변수도 거론된다. 프레타 부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보다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를 억제하는 데 덜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이번에는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라는 더 큰 질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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