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청두 룽청이 아시아 무대에 데뷔한다.
청두는 9월 17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울산 HD와의 맞대결을 벌인다.
청두가 ACLE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전이 청두의 ACLE 데뷔전인 것이다.
청두는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 24경기에서 16승 5무 3패(승점 53점)를 기록 중이다. 청두는 슈퍼리그 16개 구단 가운데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청두의 역사는 서정원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완전히 바뀌었다.
서정원 감독은 2021시즌 중국 프로축구 2부 리그에 머물던 청두를 맡았다. 청두는 슈퍼리그 승격을 넘어서 ACLE에 도전하는 팀으로 급성장했다. 올 시즌엔 슈퍼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서정원 감독이 울산전을 하루 앞둔 16일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Q. 청두의 첫 ACLE 도전을 앞두고 있다.
오랜만에 한국에 왔다. 이렇게 좋은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우리가 ACLE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최고의 팀을 가리는 대회에 나선다는 건 아주 기쁜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할 생각은 없다. 우리가 준비한 대로 온 힘을 다한다면, 어떤 팀을 만나든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거다. 우리가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란 걸 보여주겠다.
울산은 강한 팀이다. 좋은 선수들이 뛰고 있다. 하지만, 우린 울산을 잘 안다. 우린 올 시즌 슈퍼리그 1위에 올라 있는 팀이기도 하다. 자존심이 걸린 승부다.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믿는다.
Q. 울산 신태용 감독과 절친한 사이로 알고 있다.
신태용 감독과 추억이 많다. 어릴 적부터 함께한 까닭이다. 겨울 휴가 때 만나서 오랜만에 보는 건 아니다(웃음). 그래도 볼 때마다 반가운 것 같다. 특히 ACLE를 앞두고 만나게 되어 색다르다. 신태용 감독은 항상 밝다. 그런 모습이 보기 좋다. 울산이 지금은 조금 힘든 상황에 놓여있지만, 잘 이겨낼 것이라고 본다. 다만, 내일 승부엔 양보가 없을 것이다.
Q. 중국 축구 대표팀 감독 후보로 계속해서 거론되는 것 같다.
작년부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웃음). 내겐 좋은 일 아닌가. 우리 팀이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의 성과를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좋은 평가에 대해선 감사한 마음이다.
Q. 서정원 감독은 한국 축구의 큰 자산이기도 하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청두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국에서 서정원 감독을 걱정하는 팬이 많다. ACLE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괜찮다. 아주 어려운 건 없다. 어떤 상황에서든 내 역할을 해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청두란 팀을 이끄는 감독이다. 감독은 리더다. 내가 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항상 고민한다. 매일 좋을 순 없다. 나쁠 때도 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 힘든 상황에선 더 내려놓고 팀만 생각해야 한다. 매 경기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하는 데만 집중하고자 한다.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다 보면, 어떤 상황도 헤쳐나갈 힘이 나온다고 믿는다.
[울산=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