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 거래 900만 대 시대… 시장 커지는데 현행 세제가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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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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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휴대폰 리커머스 시장이 연간 900만 대 규모로 성장했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조세 제도가 산업 발전과 글로벌 진출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글로벌리커머스산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기업가정신연구’ 학술지에 이 같은 내용의 ‘제도적 미정합의 관점에서 본 중고휴대폰 리커머스 플랫폼의 기업가적 시장형성과 제도적 적응’ 논문이 기재됐다. 연구에는 가천대 장문경 교수, 동덕여대 김주희 교수, 국민대 이우진 교수, 한국외대 최병철 교수 등이 참여했다.

논문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리퍼비시 스마트폰 시장은 신품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중고·리퍼비시 스마트폰 출하량이 2028년 약 2억570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2023~2028년 연평균 성장률은 5.7%로, 신품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2.8%)을 크게 웃돈다.

국내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중고폰 거래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900만 대로 추정되며, 이는 같은 해 신규 스마트폰 판매량(약 1253만 대)의 72% 수준이다.

연구진은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빠른 기기 교체 주기, 우수한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의 중고휴대폰 시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기존 부가가치세 체계와 충돌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행 부가가치세 제도는 세금계산서 기반의 매입세액 공제를 전제로 설계됐지만, 중고휴대폰은 개인으로부터 매입한 뒤 사업자가 재판매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어서 매입 단계에서 세금계산서를 확보하기 어렵다. 반면 판매 단계에서는 매출세액이 그대로 발생해 매입세액 공제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해외 국가들은 제도와 현실간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EU와 영국은 매입가와 판매가 차액만 과세하는 마진과세 제도를 도입했으며,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는 세금계산서 없는 매입에도 일정 요건 아래 매입세액을 인정하는 의제매입세액공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일본은 적격청구서 없이도 장부 보존만으로 공제를 허용하는 증빙요건 조정제도다. 반면 한국은 중고자동차에만 임의적으로 매입세액을 공제하는 선택적 조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진은 중고자동차 특례 사례를 볼 때 중고휴대폰도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 중고단말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도, 거래사실 확인 서비스, 플랫폼의 월별 거래명세 국세청 제출 의무 등을 결합하면 거래 추적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동덕여대 김주희 교수는 “중고휴대폰 리커머스 시장의 과제는 단순히 세금을 줄여주는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이 형성한 거래질서를 기존 조세제도가 어떻게 수용해 정합성을 높일 것인가의 문제”라며 “국내 중고폰 리커머스 시장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적응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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