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도 AAA등급 회사채 발행한다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이 우량 중견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한다. 신보가 발행액 상당을 지급보증하고, 산은은 보증되지 않은 회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최고 등급 수준의 회사채 발행으로 중견기업의 자금조달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30일 산은, 신보, 중견기업연합회와 공동으로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 최초 발행 기념식'을 개최했다. 첫 지원 대상은 로젠, 디케이씨 2개사다. 이들 기업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총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QIB(적격기관투자자)는 2012년 도입된 제도다. 금융기관이나 펀드, 연기금 등 적격기관투자자 사이에서만 채권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하되, 각종 공시의무와 전매제한 등은 완화했다.

이날 출범한 프로그램은 그간 공모 회사채 발행 실적이 없는 우량 중견기업에도 QIB 방식 회사채 발행을 지원한다. 회사채 발행 이력이 없더라도 신보가 발행액의 최고 80%에 대해 원리금 전액을 지급보증하는 만큼 최고 수준의 안정성이 보장된다. 적격기관투자자들은 신보가 보증한 채권을 인수하고, 산은은 나머지 무보증 채권을 인수한다.

특히 중견기업들은 이번 프로그램으로 처음으로 기업 명의의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 그간 신용이 부족한 중견기업은 유동화보증(P-CBO) 방식으로 여러 회사채를 묶어서만 자금조달이 가능했다. 유동화 과정에서 비용도 약 130bp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기념식에서 “여전히 담보대출 중심인 기업금융이 직접금융 중심으로 전환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면서 “여러 중견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디딤돌로서, 중견기업 공모 회사채 시장 조성의 시작점이라는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