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가파르게 내리고 있다.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긴 부담스러우면서도 은행 예금보단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싶다면 새마을금고, 신협,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기관에서 판매 중인 고금리 상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상호금융에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3000만원까지 이자소득세(14%)를 면제해주기 때문에 쏠쏠하게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연 3%대 금리에 비과세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판매 중인 12개월 만기 예금의 최고 금리는 연 3%대 중후반 수준이다. 부림 새마을금고에선 연 3.7% 금리의 ‘Block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원주밝음 신협에선 연 3.52% 이자를 주는 정기예탁금 상품을 판매 중이다. 다른 금융권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의 금리다.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서 판매 중인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높다.
새마을금고나 신협 등 상호금융은 각 조합이 독립된 법인으로 존재한다. 예컨대 서울의 A금고와 대전의 B금고가 서로 다른 법인이라는 것이다. 그로 인해 각 조합(금고)마다 판매 중인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다른 것이 특징이다.
본인의 거주지나 직장·사업장 근처에 있는 새마을금고 및 신협에 일정 금액의 출자금을 내면 회원(조합원)이 될 수 있다. 농협과 수협, 산림조합에선 출자금을 내고 준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회원 또는 준조합원이 되면 총 3000만원(전체 상호금융권 합산)까지 원금에서 발생하는 이자에 대한 소득세(14%)가 면제된다. 농어촌특별세 1.4%만 부담하면 된다. 이 같은 세금 우대가 없는 은행이나 저축은행 대비 실질 이자소득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연 3% 금리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을 3000만원어치 가입했다고 가정해보자. 저축은행 상품이라면 이자 90만원에 대해 이자소득세와 농특세를 합해 13만8600원의 세금을 떼는 반면, 상호금융에선 1만2600원의 농특세만 내면 된다.
본인이 회원이 아닌 다른 새마을금고나 신협에서 판매 중인 고금리 예금에 가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비과세 혜택을 두고선 일부 차이가 있다. 신협은 한 곳에 조합원으로 가입해다면 전국 모든 신협에서 총 3000만원 한도 내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새마을금고는 회원이 아닌 다른 단위 금고에선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재무 상태 확인해야
소액을 꾸준히 모으고 싶다면 고금리 적금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현 새마을금고, 북부산신협 등에선 최고 연 6.0% 금리의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상호금융에서 상품을 가입할 땐 금융기관의 경영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확대로 건전성이 악화된 곳이 많아서다. 꼭 확인해야 하는 핵심 지표로는 순자본비율,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 등이 꼽힌다. 각 조합이 반기마다 공시하는 종합평가 등급도 중요한 지표다.
새마을금고, 신협 등은 모두 단위 조합별로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예금자보호가 되는 만큼 일정 금액씩 나눠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금융기관 파산 시 당초 가입했던 예·적금 금리에 해당하는 이자를 모두 받진 못할 가능성이 있다.
서형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