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경기도 있고, 아쉬운 경기도 있지만, 매번 새롭습니다. 좋은 경험을 쌓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해 던질 겁니다.”
희로애락(喜怒哀樂)속 전사민(NC 다이노스)은 더욱 성장하고 있었다. 목표는 NC의 가을야구였다.
대신중, 부산정보고 출신 전사민은 194cm 85kg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우완투수다. 2019년 2차 2라운드 전체 17번으로 NC의 부름을 받았지만, 사실 지난해까지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1군 성적은 34경기(50이닝) 출전에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6.66이었다.
올해는 다르다. 스프링캠프 기간 이호준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며 시즌 초 필승조로 활약했다. 이후 다소 주춤할 때도 있었지만, 꾸준히 NC 불펜진을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롱릴리프 역할을 맡으며 다소 과부하가 걸린 NC 마운드의 활력소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15일 오전 기준 성적은 50경기(53.1이닝) 출격에 5승 6패 1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73이다.
특히 1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은 전사민의 진가를 볼 수 있었던 일전이었다. NC가 3-2로 근소히 앞서던 3회말 2사 1, 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2.1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NC의 승전보에 앞장섰다. 시즌 5번째 승리도 따라왔다.
1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전사민은 “(해당 경기에서) 삼진 잡으려고 던졌다기보다는 공격적인 피칭으로 빠르게 승부하려 했다. 공격적으로 던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제 가장 강력한 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이 상대 타자들을 압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제구도 어느 정도 보완됐다. 그는 “전반기보다 투심 패스트볼 궤적이 안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계속 경험하다 보니 저만의 노하우도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결국에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물론 좋은 경험만 있지는 않았다. 6월 21일 수원 KT위즈전에서는 5-0으로 앞선 8회말 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볼넷 2개를 연달아 내준 뒤 강판됐다. 직후 나선 불펜 자원들도 모두 무너지며 NC는 해당 경기에서 5-7 역전패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어야 했다.
전사민은 “그날 뿐만이 아니라 제가 안 좋았을 때의 경기 양상이 다 그렇게 시작되더라. 빠져서 사사구가 되고, 위기에 몰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좋은 경기도 있고, 아쉬운 경기도 있지만, 매번 새롭다. 좋은 경험을 쌓고 있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후반기 들어) 던지는 방향성에 대해 크게 변화를 준 것은 없다. 꾸준히 공격적으로 던지다 보니 조금씩 상황 대처에 대해 터득했던 것 같다. 감각이라 해야 하나. 그런 부분도 많이 올라온 것 같다. 그러면서 안 좋은 경기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용훈 코치님, 손정욱 코치님도 도움과 조언을 많이 주셨다. 계속 조금씩 발전했던 것 같다. 프로 초창기에는 (안 좋을 경우) 표정 변화도 컸는데, 조언을 받았고, 많이 보완하려 했다. 이제는 티를 안 내려 한다. 무덤덤하게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요 근래에는 토종 선발진이 주춤하며 자주 마운드에 오르고 있는 전사민이다. 다소 지칠 수도 있을 터. 그럼에도 그는 “오히려 기쁘다. 많은 상황에서 나가고 있는데, 그것 또한 감독님이 그만큼 믿어주신다는 것이다. 저도 더 많은 경기에서 던지고 싶다. 그러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많이 나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대신 NC의 가을야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태세다. 전사민은 “물론 홀드나 구원승을 많이 따내면 좋겠지만, 의식하고 던지지 않는다.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개인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며 “그것보다는 팀이 잘 뭉쳐서 가을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모든 팀의 목표가 결국에는 우승이다. 저 또한 우리 팀이 그랬으면 좋겠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해 던지려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