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에도 변동성 장세…“반도체 유지하되 IT가전·기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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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 보고서
유가·호르무즈 리스크 완화로 긴축 우려 낮출 가능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반도체 쏠림은 변동성 요인
“주도주 축소보다 IT가전·기계·조선 등으로 분산 필요”

  • 등록 2026-06-16 오전 7:59:49

    수정 2026-06-16 오전 7:59:49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변동성 장세 자체가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쟁 리스크 완화로 유가와 호르무즈 해협 우려가 낮아질 수는 있으나, 반도체 쏠림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등이 여전히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에서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 종전 합의는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 하락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는 긴축 우려를 누그러뜨릴 수 있고, 반도체에 집중됐던 쏠림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이 끝나도 변동성이 곧바로 낮아지긴 어렵다고 봤다. 허 연구원은 “그래도 증시 변동성은 높게 유지될 전망”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가 남아 있고, 원유 생산시설 정상화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화정책 전환은 속도의 문제이지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표=유진투자증권)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은 역사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9일 코스피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당시를 웃돌았다. 6월 들어 코스피는 장중 저가와 고가의 등락률이 4~5%에 달하는 흐름을 반복했다.

일반적으로 변동성 확대는 주가와 역의 관계를 보인다. 변동성이 높아지면 기존 상승 추세가 흔들리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가 반드시 추세 반전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대표 사례로 닷컴버블 정점 직전의 나스닥을 들었다.

1999년 3월부터 2000년 2월까지 1년 동안 나스닥은 105% 올랐지만, 같은 기간 262거래일 중 115일, 즉 44%가 하락 마감했다. 하루 2% 이상 급락한 날도 31일로 전체의 12%에 달했다. 9거래일에 한 번꼴로 거친 조정이 반복됐지만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간 셈이다.

허 연구원은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배경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과도한 쏠림과 지난달 27일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지목했다. 특정 업종과 종목으로 수급이 집중된 가운데 레버리지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시장 가격 변동 폭이 확대됐다는 해석이다.

통화정책 전환도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과거 1998년 미국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세 차례 금리를 인하했지만, 1999년 6월부터 2000년 5월까지는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섰다. 당시 기준금리가 오를수록 주식시장 변동성도 함께 높아졌다.

현재도 비슷한 국면이라는 판단이다. 미국 연준이 6~7월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점차 긴축으로 전환하고 있다. 일본은행(BOJ)과 한국은행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통화정책 전환기 동안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수급도 아직 추세적인 매수 전환으로 보긴 어렵다고 봤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높은 변동성은 장기 투자자들의 피로를 키우는 요인이다. 허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연속적인 매도는 펀더멘털 때문이 아니라 변동성 축소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6월 들어 반도체, IT가전, IT하드웨어가 조정을 받았고, 소매와 은행 등 내수 업종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그러나 이는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부분적인 순환매일 뿐, 주도 업종의 추세 반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IT하드웨어 등 기존 주도 업종의 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다는 조언이 나왔다. 다만 반도체 쏠림으로 높아진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5월 이후 조정 폭이 컸던 업종을 함께 담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허 연구원은 “베타가 높지만 반도체, IT하드웨어 등 주도 업종 비중을 축소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5월 이후 조정을 보였던 업종 가운데 IT가전, 전력기기 등 기계, 조선 등의 비중을 늘려 반도체 쏠림으로 인해 높아진 변동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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