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전쟁으로 조선주와 항공주 간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조선주는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반면 항공주는 고환율에 고관세 부담까지 더해져 울상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국카본(41.95%), 세진중공업(31%), HD현대마린엔진(27.92%), HD현대미포(25.33%) 등 주요 조선주 주가가 급등했다. 조선주를 집중적으로 담은 ‘TIGER 조선TOP10’(17.48%), ‘SOL 조선TOP3플러스’(16.43%),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15.07%) 등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2.20%)를 크게 웃돌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해양 패권 확대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작년 11월 당선된 이후 한국의 조선업 역량을 언급하며 ‘러브콜’을 보낸 데 이어 이달 8일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 한·미 간 조선업 협력을 강조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운사들 선박에 탄소세를 부과하기로 한 점도 긍정적 신호다. 친환경 선박 발주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돼서다.
반면 항공주는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 항공 운임 하락과 여객 수요 감소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화물 사업부 실적 우려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에어(-8.43%), 에어부산(-5.53%), 제주항공(-5.20%), 아시아나항공(-4.02%) 등의 이달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관세율을 최고 145%로 상향한 데 이어 800달러 미만 상품 면세 조치를 폐지했다. 중국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들어 달러당 1400원을 훌쩍 넘은 원·달러 환율도 발목을 잡고 있다. 환율이 뛰면 여행 수요가 위축되고 항공사의 유류비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들의 단기 비용 확대가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