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오르면 팔아치운다”…국장 못 믿는 개미, 한달새 1.8조 순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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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600돌파 앞두고
개미 한달새 1.8조 순매도
외인보다 이탈세 더 빨라

지수하락에 2배 베팅 ‘곱버스’
9거래일 연속 3천억 순매수
증시 순항에 평균손실률 31%

사진설명

‘상호관세 쇼크’에 흔들린 코스피가 2600선 앞까지 회복했지만 개미들은 외국인보다 거센 ‘셀 코리아’에 나서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전진하자 개인투자자들은 인버스 상품을 ‘빚투’하고 곱버스에 뭉칫돈을 쏟아붓는 등 역베팅에도 초점을 맞췄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2200대까지 떨어졌던 지난달 9일 이후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1조802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셀 코리아를 이어가는 외국인투자자들은 이 기간 1조89억원의 매도 우위에 그쳤다.

국내 증시가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 매수 우위로 돌아선 데 반해 개인투자자들은 회복 구간에서 외국인보다 7934억원어치를 더 팔아치운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때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성 매도 물량을 대거 출회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한국전력(3384억원)이었다. 한국전력은 ‘관세 무풍지대’ 종목으로 꼽히면서 방어주로 향하는 투자심리가 몰리자 이 기간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나타냈다.

신고가 행진을 펼치면서 국내 증시의 주도주로 부상한 방산과 조선 섹터의 대표 종목들도 집중적으로 순매도됐다.

조선 업종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미포가 각각 2411억원과 2313억원어치 순매도됐고, 방산 섹터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80억원)·한화시스템(1339억원)·LIG넥스원(1863억원)이 1000억원 넘게 팔렸다.

코스피의 우상향은 개인투자자의 적극적인 역베팅도 이끌어냈다.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에 대한 빚투를 대폭 늘렸다.

지난달 10일(결제일 14일)부터 30일(결제일 5월 7일)까지 KODEX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신용융자 잔액은 157억9507만원 증가했다.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143.6%가 늘어난 수치다.

개미들은 증시 하락에 2배로 베팅하는 곱버스에도 수천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달 10일부터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318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개미들은 최근 9거래일 연달아 매수 우위를 나타내는 등 코스피 하락에 대한 베팅을 확대하고 있다.

코스피가 순항하고 있는 만큼 역베팅 투자자들의 손실은 최대 2배까지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매일경제신문이 의뢰해 5대 증권사 가운데 한 곳이 자사 개인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코스피가 2293.7까지 하락했던 지난달 9일 KODEX 인버스의 평균 수익률은 -7.35%였으나 전날 기준으로는 -15.83%로 확대됐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도 수익률이 21.01%에서 31.35%로 벌어졌다. 손실 투자자 비중은 KODEX 인버스와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각각 38.2%포인트와 34.5%포인트 늘어났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의 추세적인 상승이 이어지긴 힘들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올해 2분기까지는 수출 실적 등 매크로 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이기에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지난 2월에 기록한 전고점 2680까지 100포인트가 남았지만 2분기까지는 이 수치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급격한 하락도 없을 전망이기에 개별 종목을 찾는 데 집중하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이탈한 조선·방산주의 상승세는 계속될 수 있다. 한 연구원은 “조선·방산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많이 올랐지만 대안이 없어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수요가 지속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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