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후보들이 첫 번째 방송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채널A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방송토론회 주도권 토론에 나서 조경태 후보를 향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가장 앞장섰던 분이 조경태 후보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찬성했나"라고 말했다.
이에 조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은 만고의 역적이지 않은가"라며 "국민께 총칼을 겨눈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김 후보께서는 우리 당과 대한민국의 주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대통령인가, 아니면 우리 국민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 계엄 선포를 두고 만고의 역적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라며 "정작 북한의 핵 위협을 키운 정당은 비판받지 않고, 윤 전 대통령만 비난하는 것은 편파적"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계엄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이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를 선포한 것은 탄핵과 예산 거부, 국정 마비 등 국가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를 만고의 역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정치적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문해력이 떨어지는지 모르겠는데 말씀드리겠다"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 주인에게 총부리를 겨눈 게 만고의 역적이고 대역죄인"이라고 답했다. 이어 "자꾸만 (김 후보가) 이렇게 대변하고 하니까 우리 당이 내란당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후보는 "누가 총부리를 겨눈 적이 있나. (계엄으로) 누가 다치거나 어떻게 된 사람이 있나"라며 "계엄이라는 건 헌법에 보면 대통령의 권한 중 하나다. 계엄은 대통령의 비상대권으로 헌법에 보장돼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이를 선포한 것은 탄핵과 예산 거부, 국정 마비 등 국가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비상대권 사용이었다. 자기 당에서 뽑았던 대통령을 보고 만고의 역적이라고 하면 되겠나"라고 반박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