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시즌 K리그1 최종전(38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제주가 1-2로 뒤진 후반 23분이었다. 구자철(35·제주)이 김주공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구자철이 공식전에 나선 건 7월 20일 강원 FC전 이후 처음이었다.
구자철은 올 시즌 K리그1 38경기 가운데 3경기에만 출전했다. 부상으로 재활에 몰두하는 시간이 길었다.
구자철은 올해를 끝으로 제주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올 시즌 최종전에서 그라운드 복귀를 알린 구자철의 얘기다.
Q. 대전전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쳤습니다.
힘든 한 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정말 쉽지 않은 시즌이었습니다.
Q. 올 시즌을 끝으로 제주와의 계약이 만료됩니다.
제가 여러 가지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남았습니다. 주변 분들과 상의해야 할 부분도 있고요. 당장 명확하게 이야기하긴 어려울 듯합니다.
Q.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제주에서 만나 뵙는 팬들이 말씀하십니다. 팬들이 “구자철 선수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린다. 언제 복귀하느냐”고 말이죠. 제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시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그게 너무 아쉬워요.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근육이 안 좋았습니다. 근육이 이전처럼 회복이 안 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올 시즌도 그래서 더 고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팬들에겐 죄송한 마음입니다. 팬들에게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아쉽습니다.
Q. 7월 20일 강원 원정 이후 첫 출전이었습니다.
김학범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감사해요. 사실 제주 홈경기 때 복귀하려고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근육이 계속 말을 듣지 않아서 뜻을 이루지 못했죠. 훈련해야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거잖아요. 시즌 최종전도 훈련을 거의 못한 상태에서 뛴 겁니다. 감독님과 동료들이 배려해 준 덕분이었어요. 동료들이 “(구)자철이 형, 올 시즌 마지막은 꼭 같이 뛰자”고 했습니다. 동료들의 말에 큰 용기를 얻은 것 같아요.
Q. 연령별 대표 시절부터 긴 시간 호흡을 맞췄던 박주영이 드라마 같은 최종전을 치렀습니다. 박주영과의 인연이 깊잖아요. 박주영의 수원 FC전 활약을 어떻게 봤습니까.
(박)주영이 형의 마지막 경기였잖아요. 당연히 챙겨봤습니다. 주영이 형은 제가 존경하는 선배 중 한 분이세요. 주영이 형은 다사다난(多事多難)한 축구 인생을 보냈습니다. 마무리만큼은 누구보다 행복하게 한 것 같아서 동생으로서 기분이 아주 좋더라고요. 제 일처럼 말이죠. 경기를 챙겨보고, 하이라이트로 또 봤습니다. 주영이 형에게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대전=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