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빼고 다 바꿀 결심”… 미래 30년 준비하는 제주삼다수

8 hours ago 2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 인터뷰
“2035년 6000억 매출 목표… 현재 대비 70%↑”
“2027년 스마트팩토리 완공… 150만t 생산역량 확보”
“2035년 생산량 10% 수출할 것… 주요 거점은 동남아”
“내년 무라벨 100% 전환… 스마트팩토리로 원가 절감”

제주개발공사 창립 3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 현장 모습.

제주개발공사 창립 3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 현장 모습.
제주삼다수를 생산, 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사장 백경훈)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공사는 제주삼다수의 생산‧유통 체계 혁신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하면서 미래 30년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백경훈 사장은 지난 17일 메종글래드 제주 호텔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올해는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는 동시에 공사의 미래 30년을 준비하는 원년”이라며 “2035년까지 현재 매출액 대비 약 70% 성장해 6000억 원 매출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생수시장 1위 브랜드인 제주삼다수는 지난 1월 기준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 40.5%를 기록했다. 현재 연간 지하수 취수량 및 생산량은 약 100만t이다.

제주개발공사는 친환경 스마트팩토리 L6 착공을 본격화해 생산 역량과 친환경 제품 생산 기반을 동시에 강화할 방침이다. 2027년 완공해 노후 생산라인을 교체하고, AI와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한 고효율·저비용 생산체계로 전환한다.

제주개발공사는 스마트팩토리 L6가 완공되면 연간 약 150만t의 생산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무라벨 제품과 재생페트, 바이오페트 등 친환경 제품 생산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제주개발공사 백경훈 사장.

제주개발공사 백경훈 사장.

백 사장은 “이런 작업은 당장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주삼다수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올해는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전략적 준비의 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는 흐름에 발맞춰 권역별 유통망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여주 수도권 물류센터 외에도 영남권, 호남권 등에 내륙 물류거점 추가 확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백 사장은 “제주도에서 전량 생산되는 삼다수 제품 특성상 내륙 거점 확보는 시장 확대의 핵심 전략”이라며 “이를 통해 기상 악화나 외부 환경요인 변수에 원활하게 대응하고 공급망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생산량 10% 수출 목표… 현지 눈높이에 모두 맞출 것”

제주삼다수-베트남 키자니아 하노이점 ‘제주삼다수 브랜드관’.

제주삼다수-베트남 키자니아 하노이점 ‘제주삼다수 브랜드관’.

글로벌 시장 확장도 주요 목표다. 제주삼다수는 최근 5년(2019~2023년) 국내 전체 생수 수출량의 약 54%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는 연간 약 1만t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주요 수출국은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등 21개국에 이른다.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이 전체 수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현재 제주삼다수의 해외 수출 물량은 전체 생산량의 약 1% 수준이다. 제주개발공사는 유통망 확대, 마케팅 강화, 제품 현지화 등 세 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2035년까지 현재 생산량의 10% 수준인 10만t을 수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주’라는 브랜드 핵심 가치는 유지하되, 상표, 디자인, 제품명, 포장 등 모든 부분을 현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는 전략까지 준비하고 있다. 백 사장은 “해외 시장에서 ‘제주’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전략 시장을 동남아, 대만, 중국 등으로 설정하고 집중하고 있다”며 “실제로 캄보디아, 대만, 필리핀 등에서는 이미 구체적인 유통 채널 구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앞으로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시장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주개발공사는 현지 유통 네트워크 강화와 시장 맞춤형 전략 실행을 위해 올해 해외 주재원을 직접 파견할 예정이다. 백 사장은 “6월쯤 싱가포르에 주재원을 장기 파견해서 현지 유통업체를 만나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했다.

중국 내 수출 조금 더 구체적인 모양새다. 백 사장은 “중화권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현지 유통업체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특히 산둥성 지역 2~3개 유통업체와 판매 협의를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청도~제주간 정기 화물선 노선 개설을 통해 수출과 원자재 수입 모두를 아우르는 물류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라며 “정기선 운영을 통해 중국 시장 공략과 생산 효율성 강화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무라벨 제품 100% 전환… 가격 경쟁력은?

제주삼다수 공정 모습.

제주삼다수 공정 모습.
현재 제주삼다수의 무라벨 제품 비중은 전체 생산량의 약 65%를 차지한다. 제주개발공사는 내년 시행 예정인 먹는샘물 무라벨 의무화 정책에 맞춰 100% 전환을 목표로 한다.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열쇠는 결국 스마트팩토리 L6다. 제주개발공사는 2035년까지 약 2500억 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부터 저장, 분류, 적재, 출하까지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해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원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한다.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L5 전경.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L5 전경.

백 사장은 “스마트 제조 시설을 통해 시간당 생산량을 높이고, 불량률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강화할 것이다. 또한 현재 4개의 생산 라인마다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병 제조(사출) 공정을 2029년까지 한 곳으로 통합해 공정 효율을 극대화할 예정”이라며 “비효율적 생산 구조를 효율적으로 가져가면서 원가를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라벨로 전환하면서도 제품을 쉽게 판별하기 위한 보안책도 이미 마련했다. 지난 2023년 도입한 QR코드다. 본래 무라벨 생수는 특성상 먹는샘물 의무표기가 어려워 팩 단위로 묶어 판매됐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환경부가 QR코드 의무표기  방식으로 무라벨 먹는샘물의 낱개 판매를 허용하자, 업계 최초로 제품 뚜껑에 QR코드를 도입한 것. 이를 통해 라벨 없이도 생산, 유통, 판매 전 과정이 원활이 작동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했으며, 제품 이력 관리뿐만 아니라 의무표기정보 확인할 수 있다.

백 사장은 “실제로 편의점과 같은 낱개 제품을 판매하는 채널에서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어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며 “병이나 뚜껑 색깔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친환경 순환을 위해 모두 무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재활용 과정에서 색이 없는 투명 페트가 훨씬 용이하게 순환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환경 가치를 지키면서도 소비자 편의를 최대한 고려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제주개발공사는 앞으로 30년, 제주와 도민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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