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일본 간사이국제공항 면세점에 첫 매장을 연다. 간사이공항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권의 관문이자 일본 서부 최대 국제공항으로, 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항공 네트워크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일본을 찾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행객은 물론 유럽으로 향하는 환승 수요까지 흡수하는 허브 공항에 자리 잡는 것은 단순한 해외 매장 확장을 넘어 아시아 면세 시장의 중심에 진입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포브스와 트래블리테일 전문지 트리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젠틀몬스터는 간사이공항 제 1터미널 국제선 출국 구역의 4단계 리노베이션 완공 시점에 맞춰 면세 매장을 열 계획이다. 공항 측은 이 매장을 ‘일본 공항 첫 입점’으로 소개하며 버버리, 로에베, 티파니, 오메가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함께 입점하는 브랜드 부티크 존에 들어선다고 밝혔다. 간사이공항의 이번 리노베이션은 내년 여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으로, 국제선 전용 공간을 대폭 확장해 쇼핑과 식음, 문화 체험을 아우르는 복합 상업 지구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젠틀몬스터는 2022년 호주 시드니공항 면세점에 첫 해외 공항 매장을 열어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홍보와 판매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번 간사이공항 매장은 두 번째 해외 공항 면세점으로, 일본 공항에서는 처음이다. 면세점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고소득 소비층을 직접 공략하기 위해 반드시 거치는 유통 채널이다. 특히 선글라스는 여행 필수품으로 꼽혀 공항 면세점에서 인기가 높은 대표 상품이다. 젠틀몬스터가 디자인과 예술을 접목한 선글라스 매장을 앞세워 이 시장을 노리는 이유다. 공항 면세 매장은 단순 매출 창구를 넘어 국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전시장이자,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필수 시험대이기도 하다.
젠틀몬스터는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해외에 매장을 늘리고 있다. 현재 14개국 49개 도시에 약 80여 개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전체 매출의 약 38%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국내에 있는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구매하는 것까지 합하면 그 비중은 5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