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이 새해 3월로 확정되면서 각 컨소시엄 별로 '100일 전쟁'이 시작됐다. 투자를 검토 중인 시중은행은 1월을 전후해 계획을 확정하고 레이스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NH농협·우리은행은 제4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투자를 위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신한·NH농협은행은 더존비즈온이 주축인 더존뱅크, 우리은행은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중심인 한국소호은행과 물밑 협상을 하고 있다.
이미 더존뱅크 컨소시엄 지분을 일부 확보한 신한은행은 투자규모를 논의 중이다. 참여 자체는 확정한만큼 경쟁사보다 우위에 선 초기 자본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에 초점을 맞췄다. NH농협은행 역시 더존뱅크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계속해서 여러 방향으로 참여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주주인 우리은행은 우리카드와 함께 한국소호뱅크 투자를 타진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상반기 KCD 측에 투자의향서를 전달하고 참여 범위를 논의 중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경영진 교체와 조직개편 가운데서도 4인터넷은행 관련 출자를 계속 검토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투자 기조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IBK기업은행이 렌딧 등을 주축으로 한 유뱅크 컨소시엄 투자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유뱅크 관계자는 “IBK기업은행을 비롯한 은행권과 컨소시엄 참여를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신청기간이 가까워질 수록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은 최근 들어 4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4인터넷은행 컨소시엄 관계자는 “경기침체 등으로 중소기업·소호 금융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어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가능성이 높다”면서 “탄탄한 자본력과 관련 데이터로 무장한 4인터넷은행이 기존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이 미처 못살핀 사각지대에 금융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중소상공인과 지방에 대한 금융공급 활성화는 여·야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12월 현재 제4인터넷전문은행 도전의사를 밝힌 곳은 △더존뱅크 △한국소호은행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 6곳이다.
초기 자본만 조 단위 자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융권은 은행과 손 잡은 컨소시엄 중 한 곳 정도가 예비인가를 받을 것으로 관측한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데이터와 신용평가 기술을 보유한 더존뱅크·한국소호은행·유뱅크가 유력주자로 꼽힌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은행은 모두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4.88%,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6%,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7%를 가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새해 3월 25일과 26일 양일간 4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신청서 접수 이후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에 따라 민간 외부평가위원회 평가를 포함한 금감원 심사를 거쳐 이르면 새해 상반기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예비인가 여부를 의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