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1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인 손기환 작가(70)는 28일 강원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손 작가는 “나의 화업(畫業)이 박 화백의 정신을 잘 담아내고 있는가에 대한 부담이 없잖다”며 “내년 이 자리에서 더 좋은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상에 보답하고, 이 상이 권위를 유지하도록 앞으로도 좋은 작업을 하는 작가가 되겠다”고 했다.
고 박수근 화백(1914∼1965)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박수근미술상은 동아일보와 양구군, 박수근미술관, 강원일보가 공동 주최한다. 이날 심사평을 대독한 김주원 박수근미술상 운영위원은 “손 작가는 한국 사회의 현실과 역사, 개인의 기억과 집단적 상처를 독자적인 회화의 언어로 꾸준히 탐구해 왔다”며 “박 화백이 보여준 서민적 삶에 대한 공감과 소박한 현실미의 예술정신을 동시대의 역사와 삶의 조건 속에서 새롭게 갱신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박 화백의 손자인 박진흥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은 “박 화백이 그랬듯, 시대는 달라도 결국 예술이 향해야 하는 곳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손 작가의 작품에서 다시금 느낀다”며 “이번 수상은 유행과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만의 회화 세계를 묵묵히 지켜온 긴 시간에 대한 존경”이라고 했다. 정영미 양구군수 권한대행(부군수)은 “손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는 접경지 및 양구의 역사성과 깊이 맞닿아 있기에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손 작가는 이날 박 화백의 작품 ‘아기 업은 소녀’(1963년)를 조각으로 만든 상패와 창작지원금 3000만 원을 받았다.
지난해 제10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인 오원배 작가(73)의 개인전 ‘존재의 소리를 보다’도 이날 미술관 내 현대미술관, 박수근 파빌리온에서 개막했다. 오 작가가 약 1년에 걸쳐 전시 공간을 실측하고 관람객 이동 경로를 분석하면서 제작한 ‘무제’ 연작을 선보인다. 오 작가는 “큰 숙제를 마치고 소풍 나온 기분”이라며 “내 작업이 시대의 부조리를 환기하는 휘슬 블로어(whistle-blower)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전시 개막 소감을 밝혔다. 이 전시는 9월 27일까지 열린다.
양구=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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