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원가 80% 차지 하는 원유 도입가
어느 시점에 도입한 원유인지 따라 큰 차이
‘연산품’ 석유제품 원가 적용 방식도 주목
“정유 4사 각각 원가 산정 사실상 불가능
원가 일괄 적용 기준 마련할 가능성도“
정부가 지난 3월 도입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고시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정유업계와 관계 부처들이 고시 제정을 위한 최종 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원유 매입 시점과 유종별 원가 등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 부처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원가 산정을 위한 고시를 마련 중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말 초안을 만들어 관계부처들과 회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시에는 정유사들의 원가 산정에 들어갈 항목들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원유 도입가에, 보험료, 운송비 등 개별 항목이 명시되고 구체적인 시점이나 금액 등 숫자가 들어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실제 정유사들이 원가를 산정할 때는 디테일에서 쟁점이 생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가장 큰 쟁점은 원유의 매입 시점이다. 정유사들이 최고가격제 시행 직후 판매한 원유 일부는 중동 전쟁 이후 비싼 가격으로 들여온 원유가 아니다. 중동산 원유가 운송되기까지는 20일 가량이 걸리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먼저 들어온 원유를 먼저 사용하는 ‘선입선출’ 회계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최고가격제 시행 직후 판매한 석유제품은 전쟁 이전 저렴한 가격으로 도입한 원유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보전 규모를 산정할 때도 정부가 정유사의 원유 도입 시점을 언제로 인정해 줄지에 따라 원가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원유 도입가가 정유사들 원가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 부분이 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회계업계의 시각이다.
두 번째 쟁점은 유종별 원가 산정 방식이다.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석유제품은 같은 원유를 가열해 나오는 연산품으로, 유종별 원가 산정이 어렵다. 회계업계에서는 이 경우 가장 합리적인 기준은 이익에 기여하는 유종별로 원가를 나눠 반영하는 ‘순실현가치’ 기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 역시 합리적인 하나의 기준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동흠 회계사는 “어떻게 (원가를) 배분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문제는 회사가 정한 시장가격을 정부가 검증하기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그렇다고 단순 물량 기준으로 (원가를) 뿌릴 수도 없고, 회사가 원가 자료를 오픈할 것 같지도 않아 (정부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번째는 수출로 인한 이윤의 반영 여부다. 최고가격제의 영향이 닿지 않은 국제시장에서의 석유제품 가격은 크게 증가해왔기 때문에 정유사들도 수출로 상당 부분 이익을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평시에 전체 석유제품의 60% 가량을 수출해왔으나, 지난 3월13일 제정된 ‘석유판매가격의 최고액 지정 및 과잉수출제한에 관한 규정’으로 전년 물량 이상으로는 석유제품을 수출하지 못했다.
산업부는 수출로 정유사들이 본 이익은 감안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이 역시 포함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법 취지 때문에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데, 정유사가 최고가격제로 손실 본 걸 수출에서 메꿀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며 “결국 그 손실을 세금으로 메꾸면 회사는 원가 보전까지 해서 이득을 보는 거고, 사업하는 데 모든 리스크를 국민들이 나눠갖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석유제품을 쓴 사람들뿐만 아니라 쓰지 않은 사람들까지 부담하게 되는 셈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복잡성 때문에 정부가 기업별 원가를 분명하게 발라내는 것이 어려워, 정유사 간 평균으로 원가를 최종 산정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정유사 원가 산정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부가) 정유사별로 원가를 다르게 인정할지 아니면 4개사의 통일된 기준을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며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전에 고시를 통해 원가 항목과, 각 항목에 대한 계수를 정한 뒤 일괄적으로 원가를 결정한 바 있어 일괄적으로 원가가 정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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