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를 계기로 안전을 서울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사고 책임론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예단하기 이르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시장이 무엇을 중요하게 보느냐가 서울시정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며 오세훈 서울시정의 안전 관리 기조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정 후보는 28일 서울 중구 선거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생명과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제도나 매뉴얼이 있어도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험의 징후와 신호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제때 조치되지 않으면 시민을 지킬 수 없다”며 “안전은 제도이자 태도의 문제이고, 현장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결국 시장이 무엇을 중요하게 보느냐가 서울시정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며 “제가 성동구청장 재임 당시 첫 번째 결재도, 마지막 결재도 안전이었던 까닭”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시장이 안전을 직접 챙기면 공직사회가 움직이고 현장의 기준도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의 지난 서울시정이 안전을 첫 번째 기준으로 삼지 못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이태원 참사 이후 많은 대책이 나왔음에도 여전히 많은 안전 사고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공직사회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는 시장이 어떤 생각을 갖느냐에 따라 조직은 바뀐다”며 “안전을 등한시했을 경우와 안전을 제1원칙으로 했을 경우는 직원들의 생각이 달라지고, 직원이 달라지면 유관기관과 협력업체도 달라진다”고 했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과 관련해서도 안전 우선 원칙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안전 대책을 수립하고 부실시공을 보완한 뒤 그 다음 공사가 진행돼야 한다”며 “공기가 늦어지면 안 된다는 식으로 저를 공격했지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단이냐 아니냐로만 볼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공인기관이 마련한 방법으로 보완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사고 원인과 책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 후보는 “공식적인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고 지금 조사 중”이라며 “조사가 끝난 다음 발표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빠른 조사와 사고 복구, 수습이 필요한 일”이라며 “어디가 책임 있다고 예단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정 후보는 이날 시장 직속 생명안전위원회 설치도 공약했다. 그는 “시장 직속 생명안전위원회를 서울 안전 행정의 컨트롤타워로 세우겠다”며 “시장이 직접 위험을 챙기고 보고와 점검, 현장 조치가 끝까지 이뤄지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산업안전기동대, 특별사법경찰, 소방, 자치경찰, 자치구가 함께 움직이는 이중, 삼중의 현장 점검 체계도 가동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전 예산은 사후 복구보다 예방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서울시 재난관리기금 가운데 예방에 쓰이는 비중이 현재 10% 정도인데 이를 30% 정도로 확대하겠다”며 “지금 서울시나 행정은 사후에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 이를 과감하게 예방 위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와 접전 양상이 나타나는 데 대해서는 “몇 달 전부터 여론조사와 무관하게 막판에는 박빙이 될 것으로 보고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이날 밤 예정된 TV토론에 대해서는 “정책 검증은 얼마든지 환영하지만 네거티브로 일관하면서 TV토론을 하자는 것은 정직하지 못하다”며 “지금이라도 네거티브 선거를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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