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멀쩡한데 대소변은 남에게”…기저귀 앞에서 작아지는 노인들

1 week ago 24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 사진. 게티이미지 “정신은 멀쩡한데 대소변을 모르는 사람한테 맡겨야 하잖아요. 그게 가장 힘들어요.”평소 걷는 데 문제가 없던 90대 A 씨는 어느 날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길에 주저앉았다. 이후 보행 장애로 대소변을 스스로 처리할 수 없어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인지기능은 온전한데 누군가한테 대소변을 내보여야 한다는 사실에 민망함이 몰려왔다.노년기에는 다양한 질환으로 인해 타인에게 배변 활동을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A 씨와 같이 짧은 기간에 보행능력이 저하돼 침상 생활을 하게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노년기 다양한 질환에 노출됨과 동시에 근력이 부족해지기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분당서울대병원 임재영 재활의학과 교수는 “먼저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 압박골절 같은 낙상 관련 손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척수질환 같은 신경 기능에 문제가 생겼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며 “아울러 폐렴, 요로감염, 심부전 등 급성 내과질환이 악화해 보행능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 노인은 며칠만 침상에 누워 있어도 근력이 빠르게 감소하고 균형능력이 저하되는 비사용증후군(disuse syndrome)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전립선 질환이나 과민성 방광, 요로감염, 변비 등 비뇨기와 소화기 문제도 배뇨·배변 기능 장애를 동반한다. 방광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더라도 다리 근력이 약해 걷는 속도가 느리고, 균형이 불안하고, 관절통이 생기면 화장실까지 제시간에 가지 못해 요실금·변실금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저귀가 필요한 몸, 받아들이기 힘든 마음A 씨처럼 비교적 인지기능이 잘 유지되는 노인이 배변을 혼자 해결하지 못해 기저귀를 착용해야 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요양시설에서는 낙상 예방과 위생 관리를 위해 기저귀 착용을 권고하는 편이다.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 김은아 원장은 “어르신들이 입소하시면 기저귀를 많이 낯설어하신다. 부끄러워하시기도 하고 ‘내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자괴감을 느끼시는 등 복잡한 심경을 갖고 계신 것 같다”고 밝혔다.김 원장은 “잠결에 비몽사몽인 상태로 밤에 소변을 보러 가시면 낙상 위험이 크다. 낮에는 기저귀를 차지 않더라도 야간에는 차는 분이 많다”며 “또한 치매 없이 뇌경색인 분들, 중풍인 분들은 인지가 좋으셔도 한쪽 팔다리를 못 쓰시니까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기저귀를 착용하셔야 한다. 요양시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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