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과도한 쏠림 즉시조치"
외국인 코스피서 7조원 순매도
국채 3년물 금리는 3.8% 넘어
스페이스X 美증시 상장 앞두고
해외투자 늘면 추가 약세 우려
정부가 외환·채권 시장을 향해 동시에 경고장을 날렸다. 일부 투기성 움직임이 가계와 기업 부담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외환시장 내 과도한 쏠림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채권시장에 대해서도 "과도한 변동성 발생 시 관계 기관이 공조해 적기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명의로 외환·채권시장에 대해 강력한 구두 개입에 나선 배경은 고금리·고환율 흐름이 임계점을 넘었다고 판단해서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대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각에서는 '고금리·고환율·고물가'라는 3고 현상을 견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성장세가 가파르면 시중에 풀린 유동성과 소비 여력이 금리 상승 압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는 지표상 평균치일 뿐, 수입물가 폭등과 대출이자 부담은 저소득층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국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전 거래일(3.773%) 대비 2.3% 상승한 3.858%로 장을 마쳤다. 이에 재경부는 국고채 발행 물량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특히 국내 일부 금융사가 채권시장에서 채권가격 하락에 투자하는 이른바 '숏베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자 정부는 엄중하게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 대책에도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성장이 뒷받침되는 금리 인상 사이클인 만큼 장단기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위험이 있다"면서 "국고채 3년·10년 금리는 최종 기준금리 3.25%를 기준으로 각각 4% 초반, 4% 중반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13.6원 내린 1530원에서 출발해 1529.7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장 마감 이후 원화값은 야간거래에서 한때 1540원대까지 밀렸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7조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원화값 하락을 부추겼다.
이는 역설적으로 국내 증시 급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대규모 달러 수요를 유발한 결과다. 이에 더해 중동전쟁 지속과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강달러 흐름을 만들어내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예고된 스페이스X(기업가치 2조달러)와 앤스로픽(1조달러) 등 이른바 '빅테크 공룡'들의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외환시장의 하방 압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상장에 나서면 글로벌 자금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간다.
이에 외환당국은 최근 관계기관 및 관련 금융·증권사 등과 긴급회의를 열고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을 모니터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 급등으로 국내에 투자 열풍이 고조되는 가운데 스페이스X 같은 초대형 IPO로 국내 투자금이 쏠릴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증권사들이 '우주 상장지수펀드(ETF)' 조성을 위해 앞다퉈 스페이스X IPO 청약에 나서고 있어 정부는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나현준 기자 / 김혜란 기자 / 오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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