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합병 앞두고 사장단 인사
HD현대 새 대표로 조영철 내정
권오갑은 명예회장으로 추대
17일 HD현대는 정 회장의 승진을 포함한 2025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부회장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약 1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번 인사는 12월 1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내년 1월 1일 HD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통합을 앞두고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년보다 앞당겨 단행됐다.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 급변하는 대외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체제 전환으로도 풀이된다.
정 신임 회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에 입사해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를 거쳐 현재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 회장은 여러 번 경영 능력을 입증해왔다. 2016년 조선기자재 전문기업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을 주도해 시가총액 11조 원의 그룹 내 주력 사업으로 성장시켰고, 2021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이끌며 건설기계 사업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육성했다. 정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대표도 맡아 최근 부진한 건설기계 사업의 위기 극복에 나선다.HD현대 관계자는 “정 회장은 최근 인공지능(AI), 디지털 혁신, 친환경 원천기술 확보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며 “또한 조선업 재건 의지를 보이는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미국 내 주요 인사들과 적극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78년 입사해 2019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6년간 HD현대를 이끌어온 권오갑 회장(74)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며 내년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HD현대의 새 대표이사로는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64)이 내정됐다. 조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정 회장과 공동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게 된다.
금석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57)은 사장으로 승진해 이상균 부회장(64)과 함께 HD현대중공업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이 부회장 역시 이번 인사에서 승진했다. HD현대는 “이번 인사는 점점 치열해지고, 다변화하는 국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HD현대를 시작으로 주요 그룹들의 연말 인사가 이전보다 빨리 본격화되고 인사 폭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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