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안 부결로 불확실성 확대
9일 개장 직후 원화값 하락 시작
1426원서 출발해 1430원대까지
당국 개입 효과 보는 시각 엇갈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부결로 정국 불안이 커지면서 9일 달러당 원화값이 장 초반 1430원대까지 떨어졌다.
주말 사이 확대된 정치적 불확실성이 월요일 개장 직후부터 원화값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현재와 같은 불안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일시적으로라도 1500원까지 밀릴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이날 오전 한때 1430원 선을 뚫고 내려갔다. 9시 개장 때는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6.8원 내린 1426.0원에서 출발했는데, 개장 이후 추가 하락했다.
국내 정세 불확실성에 ‘트럼프 트레이드’ 여파, 미중 무역 갈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대내외 요인으로 인해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짙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떨어졌다는 의미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4일 탄핵소추안을 다시 표결에 부칠 계획이란 점을 감안하면 원화 약세는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국 불안이 계속된다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내년 원화값은 1500원을 터치하는 수준까지 급락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외환당국의 개입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원화값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정치적인 이슈가 해소되지 않고 장기화한다면 1500원까지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외환당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당국이 개입 강도를 높인다고 해서 상황이 진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국이 전환돼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원화값이 안정될 텐데 아직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어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의 개입이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발간한 ‘한국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 보고서를 통해 원화값 하단을 1450원으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의 개입과 관련 의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달 말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거래 한도를 500억달러로 확대했고 국민연금의 외화선조달 한도를 확대 시행 중이며 계엄 사태 이후 무제한 유동성 공급의 의지를 밝혀 추가 상승 압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