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호황에 반도체 성과급 영향
자산가 개념 재설정해 등급 세분화
‘자산 3억→5억원’ 가입 요건 높이고
멘토링-라운지 등 특화 서비스 경쟁

금융사들이 자산가를 대상으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이빗뱅킹(PB)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주식시장 호황과 반도체 성과급에 힘입은 ‘젊은 부자’들이 늘어나면서 고액 자산가의 개념을 재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사들은 PB 서비스를 받을 자격을 높이고 등급을 세분화해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 신흥 부자 늘자 가입 문턱 높여
NH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패밀리오피스 가입 기준을 금융 자산 1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올렸다. 패밀리오피스는 주로 가족 단위로 자산 관리와 자산 승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PB 서비스의 문턱이 높아진 이유는 젊은 부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코스피 상승으로 세대를 불문하고 주식 부자들이 많아졌고, 반도체 호황에 수억 원대 성과급을 받는 젊은 고연봉 직장인들도 늘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거액을 벌어들인 자산가들도 생겨났다. 과거 기준대로라면 서비스 대상자가 너무 많아 최고 수준 고객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게 은행 입장이다.
● 자녀의 유학 돕고, 휴일에도 은행 문 열어줘은행들은 PB 서비스의 문턱을 높이면서 서비스의 질도 강화하고 있다. 영국계 SC제일은행은 PB 서비스 일환으로 예치 자산이 5억 원 이상인 고객의 중·고등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글로벌 퓨처 리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선발된 학생들은 적성에 따라 자연과학·공학 및 의학, 사회과학, 인문학 등 분야에서 영국의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 학생들에게 각종 조언을 얻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KB 골드 앤 와이즈 더 퍼스트’ 압구정 지점의 라운지를 주말에도 열어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 프리미어’ 거점 센터(반포, 청담)에서 폐점 시간인 평일 오후 시간대와 주말에 고객을 맞는다.
은행뿐 아니라 최근 코스피 호황으로 주식 부자들이 많이 몰리는 증권사에서도 서비스가 더욱 전문화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삼정KPMG와 인수합병(M&A) 업무협약을 맺고 자산가를 대상으로 M&A 자문부터 매각 이후 자금 운용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프라이빗뱅커 출신인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은행들은 PB 사업에서 얻는 수익성이 일반 고객 서비스보다 높아 관리할 필요성이 크다”면서 “금융사별 PB 서비스는 비슷해지고 있어 누가 어떻게 차별화된 PB 서비스를 내놓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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