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47〉 [AC협회장 주간록57] 스타트업 스튜디오, 한국 창업 생태계 새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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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47〉 [AC협회장 주간록57] 스타트업 스튜디오, 한국 창업 생태계 새 해법

한국 창업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가 주도하던 초기 투자 방식에서, 이제는 스타트업 스튜디오(벤처 스튜디오)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스타트업 스튜디오는 단순히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 발굴부터 창업, 운영, 후속 투자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는 모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널리 확산된 방식이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모델이 각광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창업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기존 스타트업들은 창업자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시장을 개척해야 하지만, 스타트업 스튜디오는 전문 팀이 시장 조사부터 사업 기획, 초기 투자까지 전 과정에 개입한다. 이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른 시장 진입을 가능하게 한다.

둘째,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기존 AC와 VC는 개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이들이 성장할지 불확실한 상태에서 기다려야 한다. 반면에 스타트업 스튜디오는 한꺼번에 여러 개의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활용한다. 하나의 스타트업이 실패하더라도 다른 기업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제공할 수 있다.

셋째, 창업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 스타트업 스튜디오는 자체적인 네트워크와 자원을 활용해 빠르게 최소 기능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를 개발하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투자 유치를 받기까지 평균 3년이 걸린다면, 스타트업 스튜디오는 이를 1년 내로 단축할 수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입법 예고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따르면, 기존 '경영지배 목적 투자' 제한 규정이 대폭 완화돼, 창업기획자들이 직접 선발하거나 보육하지 않은 초기창업기업에도 경영지배 목적의 투자가 가능해졌다. 이로써 스타트업 스튜디오 모델이 보다 유연하고 적극적인 형태로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구축됐다.

하지만 지원 정책은 부족하다. 해외에서는 스타트업 스튜디오를 창업 지원 기관으로 인정하고 세제 혜택을 제공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불명확한 위치에 있다. 이를 개선하려면 스타트업 스튜디오를 독립적인 창업 지원 모델로 인정하고 다양한 투자유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모태펀드에서 스타트업 스튜디오가 참여할 수 있는 별도 트랙을 신설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AC들이 대형 VC들과 경쟁하면서 투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스타트업 스튜디오 전용 펀드를 마련해 창업 기획부터 후속 투자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한국 창업 생태계는 변화가 필요하다. 기존 AC와 VC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스타트업 스튜디오 모델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창업 성공률을 높이고 투자 생태계를 한 단계 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혁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큰 그림을 위해 스타트업 스튜디오 규제 완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과감한 변화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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