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인 나라보다 느리다니"…덴마크 총리의 '탄식'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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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 미사일이 타격한 우크라이나 폴타바의 한 아파트에서 구조대가 생존자를 찾기 위해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 미사일이 타격한 우크라이나 폴타바의 한 아파트에서 구조대가 생존자를 찾기 위해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유럽의 그 어떤 국가보다도 빠르고 저렴하게 무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프레데릭센 총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의 연설에서 "전쟁 중인 국가가 우리보다 더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면, 우리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라며 "전시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평시라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17일 보도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유럽은 보다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며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무기를 받을 수 있도록 법적 절차와 관료주의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이 자체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본격적인 침공 이후 무기 생산을 크게 확대하며 미사일, 곡사포, 드론 등을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24년에 사용된 군사 장비의 30%가 국내에서 생산됐다"고 밝힌 바 있다.

덴마크는 우크라이나 내 무기 생산을 지원하는 주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방산 산업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방위산업이 유럽과 동등하거나 일부 분야에서는 더 앞서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EPA 연합뉴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EPA 연합뉴스

특히 드론이 전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우크라이나는 드론 생산 강국이 됐다. 2024년 한 해 우크라이나는 150만 대 이상의 일인칭 시점(FPV) 드론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는 250만 발의 박격포 및 포탄을 생산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2025년까지 약 200만 발의 포탄을 생산할 계획이다.

최근 몇 년간 유럽은 국방 예산과 무기 생산을 대폭 증가시켰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빌레 샤칼리에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은 "유럽은 방위비 지출을 훨씬 더 빠르고, 대폭 늘려야 미국과 대등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도 "비판하는 사람들의 말이 맞다. 우리는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그동안 너무 부족한 대응을 해왔다"고 인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유럽의 국방비 증액을 오랫동안 요구해 왔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는 재선 전에도 국방비 지출이 부족한 NATO 회원국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더라도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미 국방비 증액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4년, 폴란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이상을 국방에 투자하며 NATO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도 각각 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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